텍사스 레인저스가 수준급 선발투수를 영입하려 한다는 보도가 박찬호(31ㆍ텍사스 레인저스)를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뉴욕 지역신문 '뉴욕 포스트'는 20일(한국시간) '텍사스가 뉴욕 양키스 선발 투수 에스테반 로아이자를 받아들이고 4명의 마이너리거를 내주는 트레이드를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이틀 전 이미 텍사스가 양키스로 보낼 선수 명단을 보냈으며 두 구단은 양키스가 선수 한 두 명을 더 받을지를 두고 흥정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아이자는 지난해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으로 21승을 거두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한 오른 손 투수. 올해는 비록 9승6패 방어율 5.07로 부진하지만 텍사스로 이적할 경우 당장 3선발로 기용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케니 로저스-라얀 드리스-미키 캘러웨이-스콧 에릭슨의 로테이션이 안정 기미를보이는 텍사스 마운드에 로아이자의 가세는 박찬호에게 커다란 위협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현재 케빈 브라운의 복귀, 올랜도 에르난데스의 재기로 양키스는 선발투수가 넘쳐 나고 있어 6인 로테이션을 돌려야 할 판이다.
반면 텍사스는 선발 투수가 절실해 협상설은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특히 협상 속에 숨어있는 양키스의 노림수가 더욱 트레이드 가능성을 증폭시킨다.

텍사스는 19일 현재 보스턴 레드삭스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양키스가 선발 투수를 보내주는 등 텍사스를 밀어줘 껄끄러운 상대인 보스턴을 탈락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양키스로선 '도랑치고 가재 잡는 격'이다.

실제 '뉴욕 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가 양키스로 보낸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는 선수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 존 하트 단장은 지역 신문 '댈러스 모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로아이자의 영입과 관련해 아무도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뉴욕 포스트'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하지만 하트 단장은 로아이자에 대한 관심 자체를 부인하지 않았다.

복잡한 변수 속에 양키스와 보스턴의 라이벌 관계가 박찬호의 복귀에 또 다른위협으로 등장했다.

(알링턴=연합뉴스) 김홍식 특파원 ka12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