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오는 22일 새벽 3시(이하 한국시간)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 파라과이를 상대로 사상 첫 메달획득을향한 2차 관문인 8강전을 치른다.

당초 가나 또는 이탈리아와의 격돌을 염두에 뒀던 선수단은 껄끄럽고 생소한 아프리카나 언제나 부담스러운 유럽 대신 비교적 자신감을 갖고 있는 남미 스타일의파라과이를 만나게 돼 다소 안도하는 표정이다.

하지만 한국이 최근 두차례 대결했던 파라과이는 정예멤버가 아니었다는 점에서최상의 전력을 구축한 이번 올림픽대표팀과의 승부는 결코 안심할 수 없다.

한편 선수 기용에서의 물갈이를 선언한 김호곤 감독의 최종 선택이 어떻게 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다음은 파라과이와의 8강전 관전포인트.

▲파라과이, 정말 만만한가?

파라과이가 한국의 8강 파트너로 결정되자 김 감독은 "올림픽 8강에 오른 나라는 모두 강팀이다.

경기 당일 누가 더 좋은 컨디션을 가지느냐, 누가 더 노력을 많이 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도 "가나나 이탈리아보다는 더 나은 상대"라고 밝혔다.

선수들도 대부분 "파라과이가 비교적 상대하기 편하다", "해볼만한 상대", "자신있다"며 다소 안도하는 표정. 하지만 파라과이는 남미 최종예선에서 브라질을 꺾고 본선티켓을 얻은 데다 강력한 우승후보 이탈리아에게 첫 패배를 안긴 저력을 갖고 있는 팀. 파라과이는 또 다른 남미팀과는 달리 파워넘치는 유럽식 축구를 가미하고 있어생각만큼 편한 적수는 결코 아니라는 평가다.

한국은 지난 1월 카타르 4개국친선대회(한국 5-0 승)와 지난달 평가전(1-1 무승부)에서 파라과이를 상대로 좋은 경기내용을 보여줬지만 당시 멤버들 가운데 현 올림픽대표팀 주전으로 뛰는 선수는 2명(훌리오 만수르, 훌리오 세사르 엔시소)에 불과하다.

▲김호곤, 최후의 선택은?

김 감독은 "8강전에서는 무조건 3-4-1-2 포메이션으로 바꾸겠다"면서 "그동안부진했던 선수들을 과감하게 교체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일 훈련에서 자체청백전을 실시한 김 감독은 일단 최성국을 조재진의 투톱 파트너로 시험해본 뒤 잠시 후 정경호(이상 울산)와 다시 맞바꾸는 등 2명을 저울질하는 모습이었다.

또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온 미드필더 오른쪽 라인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일단김두현(수원)과 박규선(전북)을 그대로 뛰게한 뒤 수비수 유상철(요코하마)을 김두현 자리에 올리는 것과 교체멤버 최원권(서울)을 박규선 대신 뛰게하는 방안 등을집중 검토했다.

하지만 정경호는 김남일(전남)의 대체 와일드카드로 늦게 합류한 데다 최전방스트라이커로서 조재진과의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여 최성국과의 주전경쟁에서 다소 밀리는 듯한 인상. 유상철은 패스 연결은 좋지만 체력 부담이 문제이고, 최원권은 박규선에 비해발이 느려 김 감독의 최종 선택은 소폭 변화에 그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청소년대회 패배 갚나

8강전 한국의 베스트 멤버로 유력한 김영광(전남), 김치곤(서울), 최성국(울산)은 지난해 12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파라과이에 0-1로 패한 아픔을 잊지 못한다.

당시 독일과의 개막전 승리로 기세가 오른 청소년대표팀은 파라과이와의 2차전에서 발목을 잡혀 이후 고전을 면치 못했었다.

파라과이 청소년대표팀 주장을 맡아 한국전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던 에드가 바레토가 이번 올림픽대표팀에서도 주전 플레이메이커로 뛰고 있어 좋은 설욕 기회가 될전망.

▲체력 우위 점하나

8강전이 열리는 테살로니키 카프탄조글리오스타디움은 양팀 모두 조별리그에서두 차례씩 경기를 치렀던 장소. 하지만 한국은 말리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이곳에서 치러 지난 16일부터 계속테살로니키에 머물고 있어 19일 이탈리아전을 마치고 나서 이동한 파라과이에 비해한결 유리한 상황이다.

한국은 덥고 선수촌 생활이 불편한 아테네보다 테살로니키 체류를 즐기고 있는데다 휴식일도 파라과이에 비해 하루 더 길어 편안한 상태에서 경기를 치를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달 2004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아시안컵)에서 한국 성인대표팀이 조별예선 장소인 중국 지난에서 그대로 8강전을 갖고도 중국 서부의 충칭에서 급하게날아온 이란이 예상외의 체력으로 맞서는 바람에 무릎을 꿇은 악몽을 잊을 수 없다.

당시 이란은 경기 일정과 비행기 연착으로 한국보다 이틀을 덜 쉬고도 4-3으로승리한 바 있어 파라과이가 체력에 문제를 보일 것으로 속단할 수는 없다.

(테살로니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