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호상박'(龍虎相搏) 기아차의 야심작인 '스포티지'가 지난 17일 선보이면서 현대차 '투싼'이 독식하던 콤팩트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시장이 본격적인 '2파전' 시대를 맞게 됐다.

`콤팩트 SUV'는 승용차에 비해 안전성, 실용성이 좋은 동시에 사이즈도 기존 SUV보다 아담해 남성 뿐 아니라 여성 고객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차급이며 특히 경제성이 뛰어난 디젤 차량이라는 면에서 고유가 시대를 맞아 각광받고 있다.

투싼과 스포티지는 아반떼 플랫폼을 공유한 `형제차'로 같은 엔진(2.0 CRDi 디젤)을 장착했기 때문에 기본적인 성능은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외관을 비롯한 전체적인 스타일링, 실내 인테리어, 컬러, 편의사양 등세부적인 부분에서는 각각 독특한 개성을 내세워 실속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젊은 감각의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유가 시대에 더해 주5일 분위기 확산 및 `웰빙' 붐과 맞물려 `콤팩트 SUV'를 구입하고자 하는 고객들은 차이를 꼼꼼히 따져보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모델을 고르는 것이 필수다.

◆`남성적' vs `여성적'? = 스포티지는 볼륨감 있고 안정적인 이미지를 표현하는데 주안점을 뒀으며 이에 따라 전체적으로 강인하고 스포티한 느낌이 강조돼 있다.

반면 투싼에서는 볼륨감은 스포티지보다 덜한 대신 심플하면서도 절제된 세련미가 느껴진다.

디자인면에서 스포티지가 `남성적'이고 투싼은 `여성적'이라는 `관전평'이 많이나오는 것도 이 때문. 디자인 컨셉 자체가 투싼은 `Young(젊은), Sporty(스포티한), Urban(도회적인)'에, 스포티지는 `Practical(실용적인), Rugged(거친), Outdoor(야외의, 레저를 즐기는)'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도 이러한 두 모델간 외관상의 차별화와 연결된다.

스포티지의 경우 온 가족이 타는 `패밀리카'의 느낌이 강하다면 투싼은 싱글이나 커플이 타는 차량의 이미지가 강조돼 있다는 것이다.

일단 차체 크기는 스포티지는 4천350㎜×1천820㎜×1천695㎜, 투싼은 4천325㎜×1천800㎜×1천680㎜로 스포티지가 약간 크다.

컬러면에서도 스포티지는 국내 SUV로는 처음 선보이는 `하와이안 블루'를 주력색상으로 정한 것을 비롯, 로맨틱 장미, 올리브 열매색, 커피 원두색, 녹금색 등 강렬한 원색 위주(총 10가지)로 돼 있는 반면 투싼은 신은색, 청은색, 연매실색, 지중해 물빛색, 연회색 등 은은한 파스톤텔이 주를 이루고 있다.

두 모델 다 20-30대층을 주요 타깃층으로 삼았지만 스포티지의 연령층이 약간낮다는 것이 현대.기아차측 설명이다.

다만 두 모델 모두 세단의 승차감과 RV(레저용 차량)의 공간활용성 및 안전성,멋진 스타일을 동시에 만족시킨다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지향한다.

◆스포티지, `이것만은 독보적' = 투싼에 비해 5개월 가량 늦게 태어난 `늦둥이'인 스포티지는 아무래도 후발주자로서 부담이 적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스포티지는 투싼에는 없는 첨단 편의사양을 일부 채택,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스포티지에는 국내 최초로 DVD 내장형 AV 시스템을 적용, 영화감상시 뛰어난 화질을 제공하며 3D 지도표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성능 네비게이션도 장착돼 있다.

또한 고유의 비밀코드가 입력된 세이프티 키(Safety Key)를 적용, 불법 복제된일반키를 사용했을 경우 연료공급이 차단,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타이어의 경우에도 스포티지에는 LX 최고급형 이상에는 모두 235/60R 16인치 광폭타이어를 채택(투싼은 215/65R 16인치), 온.오프 로드 주행시 승차감을 보다 좋게했다.

연비 면에서도 2륜구동을 기준으로 수동은 14.6㎞/ℓ, 자동은 13.0㎞/ℓ(투싼은수동 14.5㎞/ℓ, 자동 12.9㎞/ℓ)로 국내 SUV 가운데 최고의 연비를 자랑한다.

최고출력은 스포티지와 투싼 모두 115마력으로 같다.

내장 컬러도 스포티지는 블랙, 베이지, 브라운, 블루 등 투싼(그레이,베이지)보다 다양한 4가지를 적용, 선택의 폭을 넓혔다.

◆여성 고객 배려 `막상막하' = 스포티지와 투싼 모두 젊은 캐리어우먼을 위시한 여성 고객을 주 타깃층의 하나로 삼고 있어 차량 곳곳에서 여성 고객을 세심하게배려한 부분을 찾아볼 수 있다.

우선 힙포인트(차에 앉았을 때 땅바닥에서 운전자의 엉덩이까지의 높이)의 경우 스포티지가 714㎜로 투싼(717㎜)보다도 약간 낮긴 하지만 두 모델 다 기존 SUV 보다낮아 치마를 입은 여성도 쉽게 승하차를 할 수 있다.

회전 반경도 두 모델 모두 5.4m에 불과, 코너링이나 주차 등 여성들의 애로사항을 덜어줬다.

조작 레버를 부드럽게 하고 스페어 타이어를 일반 승용차 처럼 트렁크 안에 배치한 점, 핸드백.쇼핑백 걸이 및 썬글래스 케이스 장착, 열선 시트 및 후방 경보 장치 적용, 20개 이상의 수납공간 마련, 적.자외선 차단 글라스 채택 등도 눈에 띈다.

스포티지의 경우 워셔액 보충시기를 알려주는 와이퍼 워셔액 경고등도 적용됐다.

운전석-동승석-사이드 커튼 에어백을 적용, 미 교통 관리국(NHTSA)의 신차 충돌안전프로그램(NCAP) 기준의 자체 시험 결과 두 모델 모두 최고등급인 별 다섯개 수준(운전석, 조수석)을 확보했고 최적의 주행성능 실현을 위해 전자제어식 4륜 구동방식이 적용, 노면조건.주행상태에 따라 전.후륜에 능동적인 구동 배분을 기했다.

운전석 에어백은 스포티지와 투싼 모두 전모델 기본 장착이다.

또한 양 모델에는 TCS(Traction Control System), BAS(Brake Assist System) ,EBD-ABS(Electronic Brake force Distribution-AntilockBrake System) 등 안전시스템도 다수 적용돼 있다.

◆가격 = 모델 라인업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평면비교는 힘들지만 평균적으로 스포티지가 20만원 정도 가량 비싸다.

최저가 모델(2륜 구동 수동)을 기준으로 스포티지 LX가 1천472만원, 투싼 JX가1천452만원이다.

최고가 모델(4륜 구동)의 경우 스포티지 LTD 최고급형 기본이 2천220만원(오토장착시 135만원 추가), 투싼은 2천219만원(오토 장착시 134만원 추가)이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