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의 총잡이' 진종오(25.KT)가아테네 올림픽 남자 50m 권총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그친 가운데 17일 고향인 강원도춘천시 남산면 방곡리 집에서 경기장면을 지켜보던 가족들은 끝내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진종오의 아버지 진재호(56)씨와 어머니 박숙자(54)씨 등 친.인척은 숨을죽이며 멀리 아테네에서 `금타깃' 명중을 위해 한발 한발 혼신의 힘을 기울이는 아들의 모습에 때로는 탄성을 지르고 때로는 환호로 아들의 승리를 기원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진종오가 쏜 총알이 타깃 중심부를 벗어나자 친.인척들은크게 아쉬워하며 끝내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 진씨는 "아쉬운 은메달이지만 그래도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겨루며 따낸 값진 메달이라 너무나도 자랑스럽다"며 "아직 젊기 때문에도전할 수 있는 기회도 남아있는 만큼 실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어머니 박씨도 "예선을 1위로 통과했을 때 만해도 너무 자랑스러워 심장이 멎을을 것 같았는데 은메달이라는 값진 선물을 가족과 국민들에게 안겨줘 너무 고맙다"며 "10m 공기권총 경기 직후 전화 통화 할 때만해도 감기가 걸려 호흡조절이 잘 안된다는 말이 너무 마음에 걸렸다"고 안타까운 눈물을 흘렸다.

그는 또 "막내인 아들이 태어날 때 커다란 `링'반지를 줍는 태몽을 꾸었는데 그것이 바로 올림픽 메달이 될 줄은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남춘천 중학교 3학년때 사격을 시작해 강원사범대학 부설고교를 거친 진 선수는차분한 성격의 소유자로 `냉정한 총잡이', `집념의 총잡이'로 정평이 나있다.

0...아테네 올림픽 남자 50m 권총 본선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진종오(KT)가 강원사대부고 재학 시절 코치였던 강원체고 김영권 코치는 진 선수가 실수로 금메달을 놓치자 아쉬움에 가슴을 쓸어 내었다.

김씨는 진 선수를 "운동과 학교 생활 모두 120% 제 역할을 충실히 했던 나무랄데 없는 선수"라고 기억했다.

김씨는 "고등학교 때 종오가 다쳐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문병을 가보니 병실에서도 장난감 총을 가지고 연습을 하고 있었다"며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자신이 사격을 정말 좋아해서 열심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종오가 성격이 온순하고 냉정해 결선에서 항상 침착하게 잘해왔는데이번에 약간 실수해 안타깝다"며 "앞으로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선수니 만큼 계속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 j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