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시론] 금리보다 친시장 정책이 더 급하다 ..申愍榮 <연구위원>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申愍榮 < LG경제硏 연구위원 >

    금융통화위원회가 정책금리인 콜금리를 연 3.5%로 내렸다.

    내수 부진의 터널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사실 어제의 금리 인하 결정은 다소 의외였다.

    금리 인하 효과가 그다지 확실치 않은 데다 미국 영국 등 국제금리가 인상 추세를 보이고 있고,최근 통계에서 내수 회복의 조짐이 흐릿하게나마 나타나기도 했다.

    따라서 당분간은 경제상황의 추이를 보다가 연말쯤에나 금리 인하가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결국 이번 금통위의 결정은 고유가 지속과 수출 증가세 둔화로 인해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위축될 가능성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의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금리 인하는 몇 가지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첫째,정부(한국은행 포함)가 경기 인식에 변화를 보였다는 점이다.

    그간 우리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견지해 오던 정부가 현재의 경기 부진에 대해 좀 더 진지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민간과 달리 낙관적인 경기인식을 배경으로 그 동안 여러 가지 경기대책이 나왔으나 대부분은 별다른 효과도 의미도 없었다.

    경기대책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정부와 기업,가계 등 경제 주체들간의 상호 신뢰와 더불어 경기상황에 대한 공동의 인식을 바탕으로 해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투자 및 소비 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이다.

    따지고 보면 현재 우리 경제의 가장 커다란 문제는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바닥을 기고 있다는 점이다.

    저금리에다 돈이 넘쳐나도 대기업들이 투자를 미루고 있으며,가계의 구매력이 완만하게나마 증가하고 있어도 민간소비는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상당부분 심리 부진에 원인이 있다.

    이번 금리 인하가 예상을 뒤엎고 이뤄졌으며 정부가 경기 부양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심리 개선 효과는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실질적인 효과도 어느 정도 기대된다.

    금리가 인하된다고 해서 투자와 소비 등 내수가 곧바로 증가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가구당 평균 3천만원의 부채를 진 우리 경제에서 이자상환 부담은 내수 부진의 중요한 배경이 되어 왔으며,금리 인하에 따라 이자상환 부담이 감소해 소비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의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그다지 큰 문제는 아닐 것으로 본다.

    먼저 물가 불안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지만,현재 물가 상승요인이 공급측 요인에 주로 기인하는 것이어서 금리 인하를 통한 수요 증가가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기는 어렵다.

    실제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수요가 늘어난다 해도 물가에는 별로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다.

    부동산시장 동요 가능성도 우려되지만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는 정부의 확고한 정책 의지와 향후 경기 전망이나 주택수급 측면을 보아도 당분간 부동산시장이 다시 들먹일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금리격차 축소에 따라 자본 이탈 가능성도 언급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의 채권 투자가 그다지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자본이동이 금리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개인들의 자금유출이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겠지만 유출규모가 크지만 않다면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환율 절상 압력을 완화시키는 긍정적인 측면도 기대할 수 있다.

    한 차례의 금리 인하로 우리 경제가 회복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경기 회복과 나아가 성장잠재력 확충을 향해 나아가는 첫걸음이라는 자세가 중요하다.

    따라서 바라건대 금리 정책과 더불어 확장적 재정정책도 실시되었으면 한다.

    사회간접자본 확충이나 신용불량자 등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과감한 해법 제시,중소기업 보증기관들에 대한 자금여력 확충 등이 자금 용도의 몇 가지 예가 될 것이다.

    물론 정책의 수행에 있어서는 이러한 정책들이 시장친화적인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ADVERTISEMENT

    1. 1

      [한경에세이] 치료는 혼자 하지 않는다

      암 환자가 진료실에 혼자 오는 경우는 드물다. 병 자체도, 치료 과정도 혼자 감당하기에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설명을 듣고, 결정을 내리고, 기억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가 흔히 ‘보호자’라고 부르는 그들의 역할은 진료실 안팎에서 다양하고 복합적이다.어떤 보호자는 앞에 나서고, 어떤 보호자는 조용히 뒤에 머문다. 보호자가 지나치게 앞서 나서면 나는 의도적으로 환자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특히 치료 방향에 대한 선호를 묻거나 항암제 변경을 논의할 때는 더 그렇다. 답변이 조금 정리되지 않더라도, 환자가 직접 말할 수 있도록 기다린다. 치료의 결정은 결국 환자 몫이기 때문이다.반면 보호자가 말 없이 옆에 서 있기만 할 경우 나는 조심스럽게 묻는다. “옆에서 보시기에 환자분이 어떠신 것 같나요?” 그러면 “같이 살지 않아서요”라고 답하는 보호자도 있고, 말 대신 고개만 끄덕이는 보호자도 있다. 환자와 보호자가 얼마나 일상을 함께하고 있는지는 그렇게 조용히 드러난다.나는 차트 한구석에 보호자가 누구였는지 간단히 메모해 둔다. 중요한 순간에 누구와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알기 위해서다. 단순한 의사 결정 때문만은 아니다. “오늘은 함께 오시던 분이 안 보이네요”라고 건네면, 예상보다 따뜻한 반응이 돌아온다. 관심을 받았다고 고마워하는 것이다.시간이 지나도 선명히 기억에 남는 보호자들이 있다. 딸과 함께 오는 60대 여성 환자가 있다. 항암 치료가 벌써 3년째라 지칠 법도 한데 두 사람은 유난히 수다가 많다. 대기실에서부터 이어진 활기찬 대화는 진료실까지 흐른다. 이상하게도 이런 환자는 기다려진다

    2. 2

      [다산칼럼] 베네수엘라 사태, 세계질서 전환 신호탄인가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 압송, 베네수엘라산 석유 장악, 노골적인 그린란드 병합 압박 등은 세계 질서가 큰 전환기에 처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냉전 종식 이후 확립된 글로벌 자유무역 질서는 이미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세계무역기구(WTO) 불신에 의해 와해되기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다자간 합의에 기반한 글로벌 안보 질서마저 이제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물론 지나친 우려일 수 있다. 임기가 정해진 미국 대통령제하에서 트럼프가 떠나고 나면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버리고 싶지 않아서다. 그러나 트럼프 1기 후 들어섰던 조 바이든 민주당 정부는 결코 글로벌 무역 질서의 복원을 시도하지 않았고, 지금도 공화·민주 양당은 ‘중국 때리기’(China bashing)에 이견이 없다. 이를 감안하면 다자주의 세계 질서가 복원될 것이라는 기대는 순진한 생각일 뿐이다.지난해 말 발표된 미국 국가안보전략(NSS)에서 트럼프 부칙(Trump Corollary)은 타지역 국가가 미주 지역의 전략적 자산, 항구, 통신망 및 에너지시설을 통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이에 가장 뚜렷하게 해당하는 타지역 국가는 무역, 투자, 금융지원 등 모든 면에서 영향력을 넓혀온 중국이다. 중국 정부는 2013년부터 유라시아 및 아프리카 지역에 제공하던 일대일로(BRI) 인프라 개발 금융지원사업을 2018년부터는 공식적으로 중남미 지역에 개방하기 시작했다. 이 지역 20여 개국이 BRI 협정에 서명했다. 남미 국가들 입장에선 중국이 최대 수출 대상국인 터라 중국의 자금 지원을 활용해 수출 기반 시설 등 인프라를 확충할 기회를 마다할 이유

    3. 3

      [차장 칼럼] 쿠팡 지분 인수설, 왜 나오나

      여의도 정가와 시장 일각에서 묘한 이야기가 들린다. 정부가 나서 쿠팡 지분을 사들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심지어 일각에선 미국처럼 강제 매각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이런 주장은 섣부르다. 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반(反)시장적’ 발상이다. 자유 시장경제 체제의 최대 수혜를 본 한국이라 더욱 그렇다. 하지만 왜 지금 지분 인수설이 고개를 드는지, 그 배경을 뜯어보면 마냥 흘려듣기 어렵다. 쿠팡이 자초한 신뢰의 위기가 임계점을 넘었다는 강력한 신호이기 때문이다.데이터 주권, 글로벌 스탠더드로먼저 글로벌 환경이 변했다. 데이터가 곧 안보인 시대다. 2년 전 일본 라인 사태, 혹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미국의 틱톡 강제 매각이 대표적 사례다. 일본은 네이버에 라인야후 지분 매각을 압박했고, 미국은 중국계 SNS 틱톡 퇴출도 불사하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다. 자국민의 민감한 데이터를 외국 자본이 통제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데이터 주권 논리가 시장 논리를 압도하는 것이 현재 냉혹한 국제적 현실이다.이런 상황에서 터진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는 한국 사회의 ‘역린’을 건드렸다. 쿠팡은 사실상 전 국민이 일상적으로 접속해 먹고, 입고, 쓰는 모든 데이터를 가진 거대 플랫폼이다. 하지만 본사는 미국에 있고, 상장은 뉴욕에 했고, 의장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법적으로나 지배구조를 봤을 때 온전한 미국 기업이다.평소라면 문제 될 게 없다. 하지만 보안 사고가 터지자 한국인의 내밀한 개인 정보가 미국 기업에 의해 관리되고 있고,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는 불안감이 증폭됐다. 여기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