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수입단가가 상승, 순상품교역 조건지수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단가지수를 수입단가지수로 나눈 수치로,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하며 이 지수가 하락하면 똑같은 양을 수출해도구입할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국가 전체의 실질구매력은 그만큼떨어지게 된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 12월 88.5에서 ▲올해 1월 88.5 ▲2월 86.2 ▲3월 85.8 ▲4월 84.8로 4개월 연속 하락했다.

특히 4월의 84.8은 월간기준으로 역대 최저치였던 2003년 3월의 85.1을 밑도는기록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계속 하락하는 것은 수출단가지수는 제자리걸음을 하고있는데 반해 유가급등으로 수입단가지수가 지난해 12월 99.5에서 올해 4월에는 106.9로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입단가 가운데 지난 4월 원유 수입단가는 작년 12월에 비해 10.5% 상승한 것으로 파악돼 유가급등이 교역조건 악화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유가급등 요인은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교역조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최근의 고유가 상황이 제대로 반영되면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더 떨어져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유가가 배럴당 2달러 상승할 경우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2.6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4월의 순상품교역조건지수에는 북해산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30달러안팎에서 유지되던 1-2월의 유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브렌트유의 가격은이후 5월중에 배럴당 37.00달러로 치솟았으며 7월에는 38.22달러에 달했다.

따라서 삼성경제연구소의 분석을 근거로 할 경우 앞으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하반기중 80선 하래로 급락, 사상 최저치를 계속 경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특히 수입단가지수가 계속 상승하는데 반해 정보기술(IT)산업경기의 둔화로 반도체와 LCD 등의 가격이 하락할 경우 수출단가지수가 하락, 교역조건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