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가 월드카로 집중육성할 계획인 `쏘나타'의 국내 출시 시기를 2주일 연기하는 반면 미국과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는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조기 투입키로 했다.

현대차는 이같은 강약을 병행한 속도조절을 통해 초기품질을 확실히 다지는 동시에 해외시장에서는 선점을 통해 기선제압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당초 이달 24일께 하얏트호텔에서 쏘나타 보도발표회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이를 다음달 7일로 2주일 미뤘다.

현대차 관계자는 "초기품질 확보에 차질이 없도록 마지막 마무리 점검을 철저히하라는 정몽구 회장의 지시로 시기를 다소 연기한 것"이라며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기아차도 콤팩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신차인 `스포티지'를 지난달 말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었으나 초기품질 강화 차원에서 이달 17일로 미룬 바있다.

이와 함께 쏘나타와 스포티지가 직접적인 경쟁차종은 아니더라도 쏘나타를 스포티지 출시 직후에 시장에 내놓을 경우 스포티지 신차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적지않다는 점도 쏘나타 출시 연기 결정에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현대차는 쏘나타 3.3 모델을 당초 내년 6월께 미국시장에 내놓을 계획이었으나 3개월 가량 앞당겨진 3월께 생산에 돌입, 4월께 현지에서 론칭하는 쪽으로전략을 수정했다.

당초에는 2.4모델을 먼저 내놓을 방침이었으나 현지 주력모델인 3.3 모델로 고급 이미지를 강력히 심어준 뒤 2.4모델로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3.3 모델의 출시시기가 앞당겨졌다.

3.3모델에는 내년 하반기 나오는 그랜저XG 후속 `TG'(프로젝트명)에 장착될 람다 엔진(6기통 3천300cc급)이 적용되는데 람다 엔진은 기존 시그마 V형 6기통 엔진에 비해 성능이 대폭 향상, 쎄타 엔진과 함께 대표적인 차세대 엔진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쏘나타가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되는 첫 현지화 모델이라는 점을 최대한 부각시키기 위해 내년 3월 현지 양산에 앞서 1-2월에 국내생산 2.4 모델을 미국시장에 수출하려던 계획도 최근 철회했다.

현대차는 첫 현지생산 모델인 쏘나타의 미국시장 안착에 '올인'하면서 쏘나타출시를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프리미엄급으로 끌어올리는 전환점으로 삼기위해초기 품질 확보 및 사전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는 세계 최대 자동차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시장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당초 예정보다 1년 가량 앞당겨진 내년 10월께 베이징현대차를 통해 쏘나타를 투입,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서기로 했다.

신차 쏘나타의 조기 현지생산으로 혼다 어코드, 닛산 맥시마, 폴크스바겐 파사트 등 현지 경쟁차종을 단숨에 제압, 고급이미지를 확고히 심어주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품이 나오기 전에는 품질에 만전을 기한뒤 일단 제품이 출시된 이후에는 조기 공략으로 시장에서 확실히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