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종합기계[042670]가 보유중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28.08%(보통주 기준 33.3%)가 대우종합기계 인수자에게 일괄 매각될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장기간 표류돼 온 대한항공의 KAI인수 전망 역시 더욱 불투명하게 됐다.

5일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와 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종합기계의 1대 주주인 KAMCO는 최근 대우종합기계 매각시 인수자에게 대우종합기계의 KAI 지분도 함께 넘기기로 방침을 정하고 이같은 내용을 지난 2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보고했다.

KAMCO는 분할매각시에는 방산 인수자측에 KAI 지분을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잡은 상태다.

이에 앞서 KAI의 공동 대주주인 대우종합기계는 지난해 8월말 KAI 주식 2천596만주를 매도하기로 대한항공과 MOU를 맺었으나 인수가에 대한 의견차로 이미 MOU 발효 시한을 넘긴 채 협상이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져왔다.

KAI는 지난 99년 10월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 등 항공 3사가 빅딜을 통해 동등 지분으로 총 2천892억원을 현물 출자해 출범한 항공 통합법인으로, 우선주까지 포함한 지분구조에서 현대차, 대우종합기계, 삼성테크윈 등 3사가 28.1%씩,채권단이 15.7%의 지분을 각각 갖고 있다.

대한항공은 당초 대우종합기계의 KAI 지분 인수 후 유상증자를 통해 KAI의 경영권을 확보, KAI를 국내 항공우주산업의 대표기업이자 국제경쟁력을 갖춘 우량기업으로 육성, 세계 10위권의 항공우주업체로 발전시킨다는 복안이었다.

KAMCO는 이처럼 KAI 지분 매각이 계속 지연되자 대우종합기계 매각시 이 지분을일괄적으로 넘기는 쪽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대우종합기계와 대한항공이 최초 합의했던 지분 매매 가격이 `1천298억원+α'이었음을 감안할 때 KAMCO측의 대우종합기계 KAI 지분 동시 처분으로 대우종합기계의 전체 매각가격도 상승,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가격조건이 맞는다면 언제라도 KAI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입장이나 일단 지분이 대우종합기계 인수자로 넘어가면 협상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는데다 지분처분 여부에 대한 결정은 전적으로 인수자의 의중에 달려있기 때문에 향후 대한항공의 KAI 인수작업은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인수희망업체들로서는 일단 KAI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야 하는 만큼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자금여력이 충분한 곳이 유리한 위치를선점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우종기 인수전에는 민수와 방산부문 일괄인수를 밝힌 두산중공업, 효성, 팬택컨소시엄과 방산 부문 단독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로템, 통일중공업.삼영 컨소시엄,디자인리미트, 한화 등이 참여하고 있다.

민수 부문에는 테렉스,칼라일, JP모건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생산직.사무직 노조로 구성된 대우종합기계 공동대책위도 컨소시엄 구성을통한 입찰 참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KAMCO 관계자는 "현재 실사가 진행중인만큼 실사과정을 거쳐 분할이냐 일괄매각이냐를 최종 결정한 후 8월-9월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