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방이점 점주(28)는 '중소기업 사장'으로 불린다.

1백여명에 달하는 직원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 신입사원 선발,자금관리,홍보마케팅,지역사회 유대강화 등도 자신이 직접 나서서 처리한다.

본사 방침에 따라 매장에 2천만원을 투자한 그는 성과에 따라 한 달에 적게는 4백만원,많게는 1천만원까지 받는다.

20대 후반의 나이를 감안하면 적잖은 연봉이다.

이씨는 스무 살 갓 넘어 '일 맛'을 들였다.

지난 97년,21세(대학 1학년) 때 시간당 3천원 받는 파트타이머로 패밀리레스토랑을 처음 찾았다.

당시 사회 경험도 쌓고 싶었고,외국계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일하는 매력도 맛보고 싶었다.

그러나 학교 생활과 병행하기란 쉽지 않았다.

평일은 하루 6시간,주말엔 종일 매장에 나와 일하다 보면 몸은 파김치가 되기 일쑤.몇 달 안돼 그만두고 싶었다.

절반 이상의 파트타이머들이 '일이 고되다''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것도 대개 그 즈음이다.

그러나 그에겐 조금 다른 길이 주어진다.

입사한 지 6개월째,신입 직원을 교육시키는 '트레이너' 역할을 맡게 된 것.남 가르치는 일이 좋아 전공을 수학교육으로 택한 이씨에게는 기회였던 것이다.

그는 미국 본사에서 내려온 영어자료를 한국말로 쉽게 번역하고 교육 자료도 최대한 재미있게 만들었다.

그런 노력이 좋은 인상을 남겼던지 2000년 대학 졸업 무렵 매장 매니저로 발탁됐고,2001년엔 '트레이닝 코디네이터'로 직원 교육을 담당하게 됐다.

이어 매장을 돌며 서비스 질을 관리하는 '서비스테크니션',주방 매니저 등을 거쳐 올 4월 방이점 점주로 발령받았다.

이씨는 매장 오픈 후 하루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다.

20년 이상 이 분야에서 터를 다져온 30,40대 점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서다.

"외식업은 결국 사람 장사잖아요. 매장 관리의 90% 이상이 직원들 교육과 연관돼 있으니 솔선수범할 수밖에 없습니다."

혼자서 해야 할 일도 많지만,그는 항상 아침 일찍 출근한다.

그리고 직원들이 출근하는 시간부터는 매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한다.

"현장에서 부대끼다 보면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이점도 있어요."

그는 가끔 직원들이 일을 잘 못해도 최대한 지켜보면서 감싸주는 게 효과적이라고 나름의 노하우를 소개했다.

이씨는 새로운 일이 주어지면 항상 3년 내 최고가 되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지금까지는 일년에 한 번꼴로 승진했으니 목표를 조기 달성하며 달려온 셈이다.

"파트타이머로 들어와 처음 몇 달은 가르쳐주는 대로만 해도 되지만 점주의 꿈을 가졌다면 그 이후부터는 회계며 인사까지 두루 각 분야에 대한 자기만의 공부가 필요하지요."

이씨의 꿈은 본사 최우수 점주로 뽑히는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지금의 노하우를 살려 자기 사업을 하고 싶단다.

"외식업에서 직원 교육은 매출과 직결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그는 "전문 인력을 공급하는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글=송주희 기자 y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