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외화예금 잔고가 올 상반기중 약 40%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일은행과 한미은행 등 2개 은행은 작년말보다 100% 이상 늘어나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하나, 신한, 조흥, 외환, 제일, 한미 등 8개시중은행의 외화잔고는 지난 6월말 현재 167억6천300만달러로 작년말의 120억3천900만달러에 비해 39.2% 늘었다.

이는 저금리 기조로 인해 원화 예금자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외화예금으로 이탈한데다 기업들도 환율 급등락에 따른 환차손 위험을 줄이기 위해 수출대금을외화로 예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같은 외화예금 증가는 또 올들어 시중은행들의 외화차입을 감소시킨 주요한원인의 하나로 분석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환율 변동과 금리를 연동시켜 만든 고금리 외화예금 신상품가입증가로 인해 외화예금 잔고가 올들어 급격하게 늘어났다"면서 "올 상반기에 증가한 외화예금의 70% 이상이 환율변동과 금리를 연계한 신상품으로 유입됐다"고설명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들어 환율이 급등락을 보이면서 기업들이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 수출대금을 환전하지 않고 외화로 예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하고 "특히 올 상반기 사상최대의 무역수지 흑자도 외화예금 증가의 중요한 원인의 하나"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외화예금 잔고 은행별 증가율을 보면 제일이 지난 6월말 현재 6억3천800만달러로 작년말의 2억9천만달러에 비해 120.0%나 급증해 가장 높았고 이어 한미106.57%, 우리 66.53%, 하나 60.26%, 국민 42.16% 등의 순이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