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내몽골 지역에서 체포된 탈북자 18명의 남쪽 가족 7명은 3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를 방문해 "북송만은 제발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체포된 탈북자 일행 속에 북쪽에 남은 유일한 혈육이 포함돼 있다고 밝힌 탈북자 조모(43)씨는 "어제 오후 중국에 있는 친척으로부터 중국 투먼(圖們) 수용소에수감된 탈북자 18명에 대한 조사가 모두 끝나고 북송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연락을받았다"고 말했다.

조씨는 "시간적으로 늦었다는 생각은 들지만 정부가 적극 노력해서 이들을 구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마지막 수단으로 외교부를 찾았다"며 안타까워 했다.

특히 가족들은 이들 18명의 `기획입국'을 의뢰받았던 탈북지원 단체 D선교회가이들이 체포된 사실을 알고서도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고 쉬쉬해왔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친정 어머니가 체포됐다고 밝힌 한 30대 여성 탈북자는 "이렇게 될 줄알았으면 북한에 그냥 계시라고 할 걸..."이라며 눈물을 훔치면서 "단체에서 일찍가족들에게 알렸으면 미리 손을 써서 구해낼 수 있지 않았겠느냐"며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탈북자 가족들은 이달 23일에야 D선교회가 아닌 중국에 있는 친척으로부터 이들의 체포 소식을 전해 듣고 26일 청와대와 외교부에 이들의 구명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냈다고 밝혔다.

D선교회측은 이와 관련, "중국에서 이들이 몽골로 넘어간 것까지는 확인을 했지만 몽골 쪽에서 이들이 넘어왔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그간 가족들에게 알리지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가족들을 대표해서 외교부 당국자를 면담한 탈북자 정모(36)씨는 "탈북자에 대한 조사가 모두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다음주 월요일(2일)이라도 북송될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외교 당국자로부터 중국 정부에서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정부로서도 대책이 없지만 외교 채널을 통해 최대한 구명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얻었다"고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