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택 서울시교육감 당선자의 '초등학교 성적표 부활 방침'을 놓고 교육단체들이 술렁이고 있다.

공 당선자는 28일 밤 당선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서술 형태였던 초등학교 성적표에 학력등급을 다시 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육 관련 단체들은 성적표가 부활하면 학교교육이 파행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구정환 초등위원장은 "지식 위주의 평가가 이뤄지면 초등학교에도 입시풍토가 조성될 수 있다"며 "학원 교육이 우선시되면서 사교육비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등 큰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김형진 사무국장도 "학생들의 학력을 증진시키겠다는 기본취지는 이해하지만 평가방향이 인성이나 특기ㆍ적성교육 위주에서 성적 위주의 과거로 회귀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박인옥 사무처장은 "초등학교 성적을 공개하는 것은 중ㆍ고등학교 교육까지 경쟁체제로 가겠다는 것을 의미하며 자립형 사립고나 특수목적고 등 일부를 위한 교육정책이 자리잡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사 및 학부모 단체들의 이같은 우려에 대해 공 당선자는 29일 별도의 해명자료를 통해 "현재의 서술식 평가통지가 학업성취 수준을 학부모에게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서술식 평가통지와 더불어 '탁월함' '우수함' '보통임' 등과 같이 성적상태를 표시해 주자는 취지의 발언이었다"며 "종래의 수우미양가 평가와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향후 교원 학부모 시민단체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구체적인 시행안을 마련해 가겠다"고 덧붙였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