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소녀' 위성미(15)에 버금가는 골프 신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재미교포 김시환(15)이 2004 US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김시환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올림픽골프장에서 18홀 매치 플레이로 열린 데이비드 청(14)과의 결승에서 마지막 홀까지가는 접전 끝에 1홀차 승리를 일궈냈다.

15세 7개월 20일인 김시환은 이로써 지난 91년 15세 6개월 28일의 나이로 이 대회에서 우승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보다 생일이 22일 빨라 우즈 이래 사상 두 번째로 어린 나이의 우승자가 됐다.

김시환은 이날 첫 홀에서 버디를 낚은 데이비드 청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출발했으나 곧바로 반격, 2번홀을 이겨 타이를 이룬 뒤 6번홀을 이기면서 앞서나가기 시작해 끝까지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후 김시환은 9번홀도 이겨 2홀차로 리드를 지키다가 14번홀에서 버디를 잡은데이비드 청에게 1홀차로 쫓겼으나 더 이상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데이비드 청은 17번홀에서 3.4m거리의 파퍼팅을 어렵사리 성공시키면서 마지막홀인 18번홀에서 연장전을 노렸으나 2m 남짓한 거리의 버디 퍼팅을 넣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183㎝, 100㎏으로 캘리포니아주 라마다고교 1학년에 재학 중인 김시환은 "우승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마지막홀에서 파퍼팅을 할 때는 심장마비에 걸릴뻔 했다"고 말했다.

김시환은 공식 인터뷰에서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를 좋아하느냐는질문에 "그는 강한 정신력을 가진 선수여서 경외감이 들 정도로 좋아한다"면서 "비록 키가 작지만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김시환은 "아직 최경주 선수를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정말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 LA타임스 인터넷판은 김시환을 `어린 나이에 성공 가능성을 발견한 대표적인 선수'라면서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한편 같은 날 미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미라비스골프장에서 열린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 결승에서는 재미교포 제인 박(17)이 연장 2번째홀에서 파라과이의 훌리에타 그라나다(17)에 아쉽게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제인 박은 중반까지 1홀차 리드를 당했으나 12번홀에서 타이를 이룬 뒤 1홀씩을주고 받다가 연장에 돌입했다.

제인 박은 연장 2번째홀(파4)에서 티샷을 러프로 보내고 세 번째 샷을 홀과 4.5m 떨어진 그린에 올린 뒤 퍼팅을 성공시키지 못한 채 두 번째 샷을 그린 3.6m 옆에 올려놓은 그라나다에 컨시드를 주면서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