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위 관리들이 북한 핵문제 해법과 관련,`리바아 모델'을 잇따라 강조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방한 중인 존 볼턴 미국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은 20일 "리비아 모델이 북핵문제 해결의 교훈이 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 9일 북한이 핵폐기땐 `깜짝 놀랄 만한 보상'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이러한 제안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리비아식 핵해법'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 차석대사는 지난 12일 연합뉴스와 가진 전화 인터뷰를 통해 `놀랄 만한 보상'이란 결국 미국이 제기해온 `선 핵포기'를 요구하는 것으로 관심이 없으며 어디까지나 `보상 대 동결'이라는 동시행동원칙에서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리비아식 핵해법'에 대해서도 북한은 리비아와 다르다며 회의적 태도를보였다.

이에 앞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7일 `우리에게는 다른 나라의 방식이 통할 수 없다'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제3차 6자회담(6.23~26,베이징)에서 미국은 "다른 나라(리비아)의 방식으로 조ㆍ미 사이의 핵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고 비난하고 "미국이 다른 나라의 방식을 우리 나라에 적용하여 그 무엇을 얻어보려고 시도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강조, `리비아식 핵해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월 리비아의 대량살상무기(WMD) 포기선언과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같은 중동 사태가 결코 북한에 그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다고주장했다.

핵문제와 관련한 북한의 입장은 미국의 `선 핵포기' 요구는 북한이 무장해제하라는 것으로 절대 수용할 수 없으며,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가 선행돼야 한다는것이다.
이에 따른 해결 방안으로는 미국이 `동결 대 보상'안을 받아들여야 하며 동시행동 원칙에서 실현돼야 한다는 태도다.

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되면 북한은 핵을 폐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워싱턴을 방문한 박길연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20일 "(핵프로그램의) 동결은 핵무기 프로그램 해체의 첫번째 조치이며 그것은 보상과 병행돼야 한다"면서 "이것은실질적인 보상이 돼야 하고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해제조치와 200만 킬로와트의 에너지 지원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4차 6자회담이 오는 9월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미 간 접촉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고 미국이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북핵문제의 해법이 어떤 방향으로 조율돼 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두환 기자 d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