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최근 여름철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전력 문제로 조업을 일부 중단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여름철 냉방기기 가동 등 전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전력 설비용량이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현대중은 지난 19일 한때 최대 수요전력이 14만3천700㎾를 기록, 자체 설비용량인 14만3천㎾를 넘어서는 위험한 상황까지 이르렀으며, 앞으로 무더위가 계속되면 15만㎾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생산현장의 냉방시설을 추가로 설치해 어느 해보다 여름철 전력 사용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력공사도 현대중의 전력 사용량이 선로 용량보다 많은 15만1천㎾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대중이 보유한 전력 예비율은 지난해의 경우 4.2%로 적정 전력 예비율인 20%에 크게 못 미치고 있고, 올해는 마이너스 5-8%선까지 떨어져 정상조업이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회사는 이에 따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절전을 긴급 지시하고 관련 부서가 비상근무에 들어가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실제로 현대중은 이달들어 엔진 주조공장과 프로펠러 공장, 펌프.변압기의 시운전을 전력 수요가 적은 야간시간대만 실시하는 등 일부 사업장에서는 이미 제한 송전이 이뤄지고 있으며, 지난 19일에는 일부 설비의 가동을 강제 중단하기도 했다.

회사는 선박 수주량 증가로 지난해 잠수함 공장과 도장공장 등을 신.증축하고도크 일부도 증설한데 이어 올해도 엔진조립공장과 주조공장의 설비를 확장하는 등생산 시설을 확충, 전력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이 같은 전력난은 창사 초기인 1973년에 비해 전력수요가 15배 가량 증가했지만당시 설치한 송전설비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현대중은 이 때문에 전력난 해소를 위해 몇 년 전부터 송전선로 추가 이설공사를 추진해왔으나,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표류하다 최근 주민의견을 반영, 선로를 땅에 묻는 지중화로 계획을 변경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이 회사내 선로까지 지중화를 요구하는 바람에 추가증설이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다.

현대중 관계자는 "여론을 수렴해 공사비 추가부담을 무릅쓰고 지중선로로 변경했으나 사내 선로까지 지중화를 요구하는 건 기업 활동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라며"송전선로 증설이 난관에 봉착하면 상당 수 공장의 타 지역 이전이 불가피한 만큼지역내에서 현안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줘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