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거듭된 만류에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며'예루살렘 예수행진 2004' 행사 강행 의사를 표명해온 주최측에 대해 정부가 행사지역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행사 취소를 강력 요청했다.

20일 외교부에 따르면 IACD(아시아문화협력개발기구) 등 행사 주최측은 이 행사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정부가 공식초청해 안전이 보장되고 ▲지난 10∼20년간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테러는 없었고 ▲순수 평화행사로 테러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며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 이에 외교부는 이날 반박자료를 내 "행사가 이스라엘 등 당국 초청이 아니라 일부 국내 개신교 단체들이 기획하고 이스라엘 관광부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관광당국 등으로부터 제반 협조를 약속받은 행사"라고 밝혔다.

외교부 반박자료에 따르면 2000년 9월 이래 이스라엘에서 민간인 3천500명이 숨졌고, 대규모 폭탄테러 60여건 중 30%가 특히 개최지인 예루살렘에서 발생했다는 것. 외교부는 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하마스 등 이슬람 과격세력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며 "테러는 외국인과 자국민 구분이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2000년 9월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폭탄테러 등으로 외국인 50여명이 사망했고, 2002년 7월 히브리 대학의 자살폭탄테러로 한국학생 3명이중경상을 입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이라크 사태를 계기로 중동지역 내에 반미주의와 반기독교 정서가 고조되고 있다"며 "주최측 의도와 상관없이 중동의 과격분자나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에게 대규모 기독교인 집회가 어떻게 보일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외교부는 "김선일씨를 살해한 이라크 무장단체가 살해동기로 김씨의 종교문제를 암시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스라엘 한인회장은 "어느 정부가 자기 나라가 위험하니 출입을 삼가라고하겠는가"라며 "많은 교민들이 행사를 반대하지 않지만 현지 형편을 볼 때 8월 행사강행은 무리"라고 행사연기 주장의 글을 지난 16일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 행사는 8월 7∼10일 이스라엘 예루살렘-팔레스타인 베들레헴 간 평화행진을핵심으로 개최될 예정이며, 국내 기독교인 2천3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