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13일 아흐마드 나지프 총리 지명자의 제청을 받아들여 34명의 새 각료들을 임명했다고 국영 TV가 보도했다.

나지프 총리 지명자는 이날 전체 34명 가운데 14명의 신진 인사를 포함한 새 내각명단을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포고령을 통해 나지프 지명자의 각료 임명 제청을 받아들였다고 국영 TV가 보도했다.
새 내각은 14일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새 내각 명단은 전날 이미 언론에 공개됐으나 마지막 남은 관광장관 선임문제로공식 발표가 지연됐다.

새 정부에는 아티프 오베이드 전(前)총리 내각의 각료 20명이 유임됐으며 주로재계와 학계에서 14명의 테크노크라트들이 새로 등용됐다.

이번 개각에서는 투자부가 신설되고 무역부와 산업부가 통상산업부로 통합돼 경제개혁과 수출증진에 주력하겠다는 나지프 총리 지명자의 의지를 반영했다.

특히 통상산업부 장관에는 49세의 기업인 라시드 모하마드 라시드가, 신설된 투자부 장관에 39세의 젊은 경제학자 마흐무드 모히엣딘이 각각 임명됐다.

이들은 무역부 장관에서 재무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유수프 부트로스 갈리와함께 무바라크 대통령의 아들 가말 무바라크의 측근들이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이밖에 집권 국민민주당의 정치개혁에 장애로 지목돼온 원로 각료들 가운데 상당수가 내각을 떠났거나 비실세 부서로 이동했다.

국방부와 내무부 장관등 이른바 핵심 권력 장관들은 유임됐으나 외무부 장관은아흐마드 아불 가이트 유엔주재 대사로 일찌감치 교체됐다.
오베이드 내각의 여성장관 2명은 유임됐다.

오베이드 내각에서 정보통신 장관을 지낸 나지프 총리 지명자는 지난 9일 무바라크 정권 제 7대 총리도 지명됐다.

이집트 사상 최연소 총리가 되는 그는 실업문제와 수출부진, 환율불안 등 경제3중고를 `비재래식' 방법으로 해결하고, 특히 서민생계 안정에 국정의 최대 역점을두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개각은 내년에 4차 연임이 끝나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후계구도와 연관된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야당계 주간지 알-아라비는 새 정부를 무바라크 대통령의 아들이며 후계자로 강력히 거론되고 있는 "가말 무바라크의 정부"라고 꼬집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1981년 안와르 사다트 당시 대통령 암살로 집권했으며 재임23년간 7번 개각을 단행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지난달 독일에서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고 이달초 귀국했으며 야당과 지식인들로부터 부통령을 임명, 후계구도를 가시화하라는 압력을 받고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