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13일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조사 대상을 대폭 확대하고, 판정과정 및 절차를 강화하는 내용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확정, 14일 국회에 제출키로했다.

우리당이 이날 정책의원총회를 열어 확정한 개정안은 조사 대상을 군의 경우 `중좌(중령)' 이상에서 `소위' 이상으로, 문관은 `군수'이상, 경찰은 `경사' 이상으로 범위를 확대했고, 창씨개명 권유자, 신사조영위원, 조선사편수회에서 역사왜곡에앞장섰던 사람, 언론을 통해 일제침략전쟁에 협력한 사람도 친일반민족행위자 범주에 포함하고 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당시 일본군 중위를 지낸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과 일부언론의 창업주가 조사대상에 포함돼 법안심의과정에서 극심한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는 "지난번에 친일관계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얼마 안됐는데 또 개정안을 내서 상정한다고 할 때는 분명히 목적이 있는 것"이라며"이런 문제는 정치적 의도나 목적을 갖고 해서는 안된다"며 개정안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전여옥(田麗玉) 대변인도 "이번 개정안은 박 전대표와 비판적 언론을 겨냥한것으로 정치적 의도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우리당 송영길(宋永吉) 의원이 의총에서 보고한 개정안은 ▲독립운동과 항일운동 탄압행위 ▲일제식민지배와 침략전쟁에 협력한 반 인도적 범죄행위 ▲문화, 예술,언론, 학술, 교육, 종교 분야에서 친일행위 ▲민족문화 파괴 및 우리말과 문화유산훼손 및 반출 행위도 친일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개정안은 또한 친일반민족행위자 선정 의결정족수를 위원회 재적위원 과반수에서 3분의 2이상으로 강화하고, 친일전력이 있더라도 반일전력이 뚜렷한 사람은 위원회 전원의결을 거쳐 구제토록했다.

이와함께 위원회의 활동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리고, 위원의 국회 추천 조항을 삭제하는 한편 현행법에서 비상임으로 돼있는 위원장과 상임위원 2명 등 정무직은 상근으로 변경했다.

개정안은 특히 위원회 소환에 불응하는 조사대상자에게 위원장이 동행명령장을발부할 수 있도록 했으며, 관련기관의 자료협조 의무를 명시하는 한편 관계부처와해외공관의 협력 규정 신설 및 위반시 처벌을 강화토록했다.

이와 함께 신문, 잡지, 방송, 인터넷 등을 통해 조사대상자 및 그의 친일반민족행위와 관련한 위원회의 조사내용을 공개할 수 없도록 한 현행법의 조항을 삭제했다.

개정안은 위원회 조사를 통해 얻은 성과물과 자료, 물품 등을 보존하고 사회에환원하기 위한 역사사료관 건립 및 과거사연구재단을 설립하도록 했다.

현재 이 개정안에는 우리당 소속 의원 115명과 한나라당 소속 고진화 권오을 김충환 배일도 심재철 원희룡 이재오 정병국 의원, 민주당 김홍일 김효석 의원,민노당강기갑 권영길 단병호 심상정 조승수 천영세 최순영 의원 등 모두 132명이 서명한 상태다.

법안개정작업을 주도해 온 김희선(金希宣) 의원측은 "14일 제출시까지 180명 이상의 서명을 받을 것"이라며 "개정안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승현기자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