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조수미가 처음으로 국내 오페라 무대에 선다.

그의 국내 오페라 데뷔작은 세종문화회관이 재개관 기념으로 이탈리아 볼로냐 오페라단을 초청해 펼치는 베르디의 "리골레토"(23~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이번 작품에서 조수미는 바람둥이 귀족 만토바 공작을 사랑하다가 아버지 리골레토가 보낸 자객에게 목숨을 잃는 질다역을 맡는다.

질다 역은 조수미가 유럽과 미국 무대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배역이기도 하다.

주인공 리골레토 역은 음악평론가들이 '세계 최고의 리골레토'로 꼽는 이탈리아의 바리톤 레오 누치에게 돌아갔다.

안정된 목소리와 극적 호소력이 뛰어난 레오 누치는 베르디와 도니제티의 주요 오페라에서 바리톤을 도맡아 왔다.

조수미와는 카라얀이 지휘한 베르디의 '가면무도회' 음반과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등에서 여러 차례 호흡을 맞췄다.

조수미-레오 누치에 맞선 더블 캐스팅도 화려하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바리톤 고성현이 리골레토로 나선다.

그는 지난 89년 이후 리골레토 역만 1백50여차례 담당했다.

고성현과 짝을 이룰 질다 역은 뉴욕 필하모닉,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과 함께 활동 중인 노르웨이 출신 미모의 소프라노 노르베르트 슐츠로 낙점됐다.

이번 공연에는 볼로냐 오페라극장 전속 합창단 30여명이 직접 출연해 보다 풍성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라 트라비아타''아이다'와 함께 베르디의 오페라 중 가장 사랑받는 작품의 하나인 '리골레토'는 '여자의 마음''사모하는 이름''이것도 저것도' 등 주옥 같은 아리아가 많이 포함돼 있어 특히 유명하다.

세종문화회관은 한국어 영어 일본어 이탈리아어 등 4개 국어 동시 자막서비스를 제공한다.

(02)399-1114∼7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