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1시40분께 금강산 관광특구 북측 출입국관리소. 사흘간의 금강산 특구방문을 마치고 귀환길에 오른 한나라당 김희정(33.여.부산연제) 의원은 출입국심사대에서 예상치 못한 저지를 받았다.

40대 쯤으로 보이는 북측 관계자는 김 의원의 얼굴과 관광증을 번갈아 쳐다보며 연방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당황한 김 의원은 관광증 사진의 헤어스타일과 실제 헤어스타일이 달라 문제가 생긴 것으로 지레 짐작하고는 `머리를 잘라서 달라 보이는 거예요라고 답해야지'라며 북측 관계자가 물어올 질문에 미리 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예측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북측 관계자는 한참 머뭇거리다가 "71년생이 맞습네까"라고 대뜸 물었고, 김 의원이 "네"라고 답하자 "71년생이 진짜 맞습네까"라며 믿기지 않는 듯 되물었다.

뒤에 있던 이명규(李明奎. 대구 북갑) 의원이 "최연소 국회의원입니다"라고 거들자 그래도 북측 관계자는 의문이 남았던 지 "71년생이 어떻게 국회의원이 됩네까"라고 재차 확인에 나섰다.

그제야 북측 관계자의 `뜨거운 눈길'의 의미를 알아챈 김 의원은 "대한민국은 자유로운 나라여서 저같은 사람도 국회의원이 돼요. 좋은 나라죠"라고 `자신있게' 받아치자 북측 관계자의 질문은 그쳤다.

50대 이상의 중후한 모습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만 봐왔던 북측 관계자로서는 30대 초반의 여성 국회의원이 무척 신기했던 모양이다.

북측 관계자는 김 의원이 출입국심사대를 지나친 뒤에도 여전히 의문이 가시지 않은 듯 한동안 물끄러미 김 의원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한편 출국 수속을 마친 뒤 버스에 올라 출발을 대기중이던 김문수(金文洙) 의원은 마지막으로 북측 군인들의 모습을 담고자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다가 카메라를 압수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현대 아산 김윤규 사장까지 나서 북측 군인들에게 해명하며 카메라를 돌려줄 것을 요청했지만 `문제의 장면'이 삭제가 안된다며 카메라를 그냥 가져갔다.

김문수 의원은 "`호기심'이라는 최소한의 자유마저도 인정되지 않는 북한체제에 실망했다"며 아쉬워했다.

앞서 3일 평양교예단 관람시 북측 사회자가 "한나라당 의원들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한나라당 의원들의 첫 단체 방북을 반겨 의원들을 놀라게 했다.

(금강산=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