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웃을 일이 좀체 없는데 인터넷에 도는 우스갯소리로 시작해 보자.

여자는 태어나서 세번 칼을 간다.

사귀는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울 때, 남편이 바람 피울때, 사위녀석이 바람피울 때.

또한 결혼한 여자는 남편에게 세번 실망한다고 한다.

시도 때도 없이 귀찮게 할 때, 운전하다 딴 여자한테 한눈 팔 때, 비아그라 먹고도 안될 때.

마찬가지로 국민들은 최근 세 번 실망했다.

김선일씨 사건에 대한 정부 대응에, 인사청탁 파동에, 준비안된 서울시내 교통체계 개편에.

"이젠 달라지겠지"하고 기대했던 17대 국회에도 세번 실망하고 있다.

개원 한달이 지나서야 겨우 상임위 자리배정에 들어간 여야, 전국구 의원의 '전(錢)국구' 논란, 민생이 무너지는 와중에 경제부총리를 질책하면 자신들의 책임은 사라지는 양 여기는 정치인들.

이쯤되면 국민들은 마음 속으로 칼을 갈고 있지는 않을런지.

1년의 절반이 지났어도 뭐든 나아지는 기미가 별로 안보인다.

장마철 빨래처럼 기분도 영 꿉꿉하기만 하다.

이번 주에는 무엇보다 대통령 주재 경제ㆍ민생점검회의(7일)가 관심거리다.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세우고 중소기업 종합대책을 논의한다.

최근 경기 더블딥(짧은 경기회복후 재침체)논란 속에 일본식 또는 남미식 장기불황 우려까지 제기되는 마당에 정부의 상황인식이 정말 안이한 것인지 지켜봐야겠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8일)에선 미국 금리인상과 무관하게 국내 콜금리를 1년째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박승 한은 총재도 경기낙관론을 고집하기 어려울 것 같다.

경기와 관련해선 통계청의 5월 서비스업 동향(6일) 및 6월 소비자전망 조사(8일) 등의 지표도 챙겨볼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주초(5일)부터 신행정수도 후보지 평가 결과가 발표돼 한동안 잠잠했던 천도논란이 재연될 전망이다.

또 국회 차원의 김선일씨 사건 국정조사도 시작된다.

총리 임명, 개각에 이은 차관급 후속인사도 주중 단행될 예정이어서 관가의 관심이 집중될 것 같다.

여전히 틀 짜기와 시시비비 가리기로 바쁘게 생겼다.

< 경제부 차장 oh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