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중인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1일 남북외교장관회담에서 "외교채널 상설화방안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 장관은 이날 오전 숙소인 자카르타 시내 뮬리아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그동안 남북간에 통일부 차원에서는 직통전화가 열려 있지만 외교채널은 그렇지 않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반 장관은 그러나 "양측간에 핫라인이 있으면 좋겠지만 이번에 제기할 외교채널상설화가 핫라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반 장관은 또 "이번 남북장관급회담도 회담 개최의 대원칙은 유엔 차원에서, 구체적인 실무적인 논의는 주 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을 통해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남북 외교장관회담은 이날 오후 2시 자카르타 시내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개최된다.

이번에 반 장관과 북한 백남순 외무상의 회담은 6.15 공동선언 직후인 지난 2000년 7월 방콕에서 당시 이정빈(李廷彬) 외교장관과 백 외무상 간의 첫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반 장관은 "지난 3차 북핵 6자회담에서도 실질적인 성과를 냈고 최근 장성급 회담이 서해상 우발충돌 방지를 합의했는가 하면 교류 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특히 백 외무상에게 "북한의 대외 개방과 경제적 지원을 위해서는 핵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남북협력을 한반도에서 국제무대로 확대해 필요한 상호협력을 해가자는 얘기를 주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 장관은 북-일, 북-미 외교장관회담 성사 여부와 관련, "북-일 회담은 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북-미는 미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백 외무상에게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을 만나기를 권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이날 오후 1시 자카르타에 도착할 예정이다.

반 장관은 또 "지난 2002년 파월 장관과 백 외무상간의 회담도 사전에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며 우연히 로비에서 만나는 형식으로 만남이 이뤄졌다"고 말한 뒤, "그렇다면 ARF 회의장에서 잠깐 짬을 내서 만나는 형식이 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반 장관은 김선일씨 피랍.살해사건과 관련, "아세안+3 회의와 아세안 PMC, 그리고 ARF에서 이를 집중 제기할 예정"이며 "특히 ARF에서 의장성명에 민간인 테러를 규탄하는 항목과 일반적인 테러 전체에 대한 항목 등이 포함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와 관련, "일각에서 기능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데 과거 외교안보수석실을 제도화하고 기능을 확대해 각 부처간에 조정 필요성이 있는 문제에 대해 효율적으로 조정을 잘 하고 있다"며 "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반 장관은 남북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이날 오전 다른 ARF 회원국 외교장관들과 함께 메가와티 대통령을 예방하고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아세안+3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

반 장관은 이어 남북 외교장관 회담을 가진 다음 호주, 일본, 중국 외교장관과 연쇄 양자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백 외무상도 남북 외교장관회담 직후인 오후 3시부터 가와구치 요리코 일본 외상과 회담을 갖고, 주한미군 탈영병 출신의 북한 잔류자인 찰스 토머스 젠킨슨씨 가족 상봉 및 북-일 수교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북한측 대표단의 대변인 격인 정성일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은 이날 오전 숙소인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취재진에게 "남북 양자회담후 북-일 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북-미 회담과 관련해 "아직 미국과 접촉은 없으며 만날 용의는 있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인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