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30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고(故) 김선일씨 피살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계획서를 승인하고 한달간의 국정조사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특위 위원장 선임 등을 둘러싼 이견 등으로 계획서의 본회의 상정이 무산됐다. 17대 국회가 원구성 협상으로 한달간 공전한 데 이어 29일 한나라당 박창달(朴昌達) 의원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고 김씨 피살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마저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면서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피하기 어렵게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 앞서 오전 의원회관에서 `이라크내 테러집단에 의한 한국인 피살사건 관련 진상조사특위'(국조특위) 첫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위원장 선임과조사대상기관 등을 놓고 여야간 합의를 이루지 못해 국정조사계획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국회 관례에 따라 총리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을 열린우리당 장영달(張永達) 의원이 맡은 만큼 국조특위 위원장은 야당이 맡아야 한다며 이경재(李敬在)의원을 위원장에 내정했으나, 우리당은 여야 합의없이 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반발했다. 한나라당은 또 국정조사 대상에 한미동맹 관계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활동전반, 행정자치부와 경찰청을 포함시키자고 주장한 반면 우리당은 '사안의 본질과무관한 기관을 포함시키려는 것은 김씨 사건을 정치공세의 소재로 삼겠다는 의도'라며 제동을 걸었다. 여야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와 각당 국조특위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국회는 오는 1일 오전 본회의를 열어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을 시도할 계획이지만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감사원 감사 이후로 국정조사 착수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국회는 당초 약 20일간 예비조사를 벌인뒤 사흘 동안 기관별 보고를 받고 내달25일을 전후해 3일간 청문회를 실시하는 것으로 조사활동을 마무리 할 방침이었다. 국조특위 위원은 ▲열린우리당 김한길 유선호 송영길 김성곤 유승희 윤호중 이화영 정의용 최성 최재천 의원 등 10명 ▲한나라당 이경재 박진 권영세 엄호성 황진하 장윤석 전여옥 송영선 의원 등 8명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민주당 김종인의원 등 20명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우리당 윤호중 이화영, 한나라당 박진 권영세 의원은 이라크 진상조사단에 포함됐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