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내수를 떠받쳐온 건설경기마저 급랭 조짐이 본격화돼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졌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중 국내건설 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0%나 급감, 지난 1월(-14.3%) 이후 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했다.


지난달의 감소폭은 작년 3월(30.4% 감소) 이후 14개월만에 가장 큰 것이다.


공공부문 발주가 전년동기 대비 68.2% 줄어들며 감소세를 주도한 가운데 민간부문 발주도 15.6%나 줄었다.


그동안 받아놓은 주문이 많은 덕에 실제 건설투자 실적을 나타내는 국내건설 기성액은 5월 중에도 전년동월 대비 9.4%의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증가폭은 전달(14.7%)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이처럼 건설경기가 갈수록 위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관련업체들이 수익성이 확실하지 않은 민간 건축사업에 대해서는 신규 수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로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면서 자금난에 빠질 것을 우려한 일부 중소 건설업체들은 당분간 신규 수주를 무조건 중단한다는 방침까지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건설경기가 본격적인 침체의 악순환에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반적인 내수 침체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과 자동차부문 매출이 감소하면서 소비심리를 재는 대표적 지표인 '도ㆍ소매 판매액 지수'는 전년동기 대비 2.2% 하락하며 지난 1월(-2.5%) 이후 4개월만에 내림세로 반전됐다.


반면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덕에 산업생산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늘어나며 올 2월(16.9% 증가) 이후 4개월째 두자릿수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설비 투자도 모처럼 호조세를 나타내 전년동월 대비 1.3% 늘어나면서 2월 이후 3개월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