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대학을 졸업하는 J씨(27)는 최근 입사시험에서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회사측은 J씨에게 입사 서류로 호적등본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주말을 하루 앞둔 금요일에 이런 통보를 받은 J씨는 난감했다.


본적이 경상남도인 J씨가 호적등본을 발급 받으려면 꼬박 이틀이 걸리기 때문이다.


졸업 준비로 고향에 내려가 군청 등을 방문할 틈을 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J씨는 문제를 손쉽게 해결했다.


그는 대한민국 전자정부 홈페이지(www.egov.go.kr)에서 온라인으로 민원을 신청했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원하는 민원서류와 통수를 입력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동사무소를 수령 희망장소로 선택해 빠르게 서류를 발급받았다.


이 시스템은 삼성SDS가 구축했다.


이처럼 과거에는 적잖은 불편을 감수해야 했던 많은 일들이 편리하게 처리되고 있다.


이런 변화의 뒷면에는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숨어 있다.


SI가 세상을 확 바꿔 놓고 있는 것이다.



◆ 편리한 교통시스템의 등뼈


7월1일부터 서울시 교통카드가 스마트카드로 변신한다.


여기에는 SI 업체의 힘이 컸다.


LGCNS가 구축한 신교통카드 시스템이 본격 가동되는 것.


이번 서울시 신교통카드로 선보일 'T-머니'는 버스 지하철 외에 택시 등으로 사용 범위가 넓어진다.


혼잡통행료와 주차장, 자판기, 공공시설 이용요금 결제 등에 다양하게 쓸 수 있다.


이밖에 할인 및 마일리지, 소득공제 등 다양한 혜택도 주어질 예정이라는게 서울시측 설명.


LGCNS는 지난 4월 개통된 고속철도의 신경망 격인 통합정보시스템(IRIS)도 구축했다.


SKC&C가 지난해 제주시에 구축한 지능형 교통시스템(ITS)은 관광도시 제주를 첨단교통 모델도시로 탈바꿈시켰다.


제주공항에서 제주시로 진입하는 입구에는 대형 동영상 화면이 설치됐다.


이 화면을 통해 시 전역의 교통흐름과 날씨정보 등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주요 도로에는 문자 형태로 도로교통 상태를 알려주는 전광판이 세워졌다.


도로가 막히는 곳은 붉은 색, 잘 뚫리는 곳은 초록색 식으로 표시해 한 눈에 교통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포스데이타는 올 초부터 디지털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고속도로의 교통정보를 24시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도로공사와 로티스(ROTIS)로부터 원천 데이터를 제공받아 이용자가 리모컨 하나로 다양한 교통정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수도권 도로, 부산권 도로, 자주 가는 길 등 메뉴별로 나눠진 이 서비스는 정체구간이나 이동 소요시간, 구간별 속도정보, 사고속보 등이 제공된다.



◆ 생활 구석구석에 파고든 SI =SI산업의 성과는 휴대폰 결제부터 선거 개표까지 일상생활 하나하나에 깊이 관련돼 있다.


SKC&C는 칩 형태로 제작된 스마트카드를 휴대폰에 장착, 모네타 전용폰을 만들었다.


휴대폰을 이용, 모바일 가맹점에서 신용카드ㆍ전자화폐 결제, 전자화폐 충전 등이 가능하게 된 것.


SKC&C는 또 전자개표 시스템도 개발, 빠르고 정확하게 개표 결과를 집계해 밤새 선거 결과를 시청하는 모습을 사라지게 했다.


삼성SDS는 조달청이 추진하고 있는 정부전자조달(G2B) 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G2B가 실현되면 국가기관, 지자체, 공기업 등 정부 관련 기관의 조달 정보를 하나의 창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달업체 선정과 관련해 연간 비용 감소 효과만 3조2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게 삼성SDS측 추산이다.


동양시스템즈는 지난 1월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bok.or.kr)을 구축, 각종 경제 관련 최신 통계정보를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시계열 검색이나 주제별 검색 등 다양한 통계검색 기능을 추가해 한국은행의 금융 및 실물통계를 이용하는 많은 이용자들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자랑한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