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와의 전쟁 과정에서 고문을 정당화하는 내용의 미국 법무부 메모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미 중앙정보국(CIA)이 테러 용의자에 대한 강압적 신문을 일시 중단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강압적 신문 일시 중단 조치는 CIA가 직접 알-카에다 지도부 인사 및 추종자들을 구금, 신문하는 시설에만 적용될 뿐 쿠바 관타나모 미 해군 기지수용소 등 군이 운영하는 시설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CIA의 조치에 정통한 한 전직 요원은 "모든 게 중단됐다. (강압적 신문에 대한)법적 근거에 대해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모든 게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CIA가 `강화된 신문 기법'으로 부르는 강압적 신문은 ▲욕조에 얼굴을 밀어넣어질식사를 위협하고 ▲조명과 소음을 조절해 스트레스를 주며 ▲수면을 취하지 못하도록 하고 ▲상처로 고통받는 데도 진통제를 투여하지 않는 것 등이다. WP는 CIA가 이처럼 `강화된 신문 기법'의 사용만 일시 중단했을 뿐 이외의 방법으로는 정보를 빼낼 수 있는 구금자를 상대로 신문을 계속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CIA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최측근 보좌역인 아부 주베이다와 `9.11테러'의 실질적 기획자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를 상대로 이러한 강압적 신문 기법을 사용해 왔다. CIA의 강압적 신문 일시 중단은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발생한 수감자 학대 파문에 따른 일련의 조치 가운데 가장 최근의 것이며 지난 22일 백악관이공개한 법무부 메모와 관련된 것이라고 WP는 설명했다. 기사에 따르면 CIA의 강압적 신문 기법은 아프가니스탄전쟁과 파키스탄내 비밀대(對)테러 작전에 기원을 두며 지난 2002년 법무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법률가들에 의해 승인된 뒤 공화당과 민주당 핵심 지도부에 설명됐다. 한편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은 이날 CIA가 체포된 알-카에다 지도부 인사들을 상대로 강압적 신문 기법을 시행하게 된 데는 지난 2002년 8월 법무부가 작성한메모가 근거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