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 양성제도를 연구하고 있는 사법개혁위원회 산하 전문위원회가 미국식 로스쿨을 도입하는 쪽으로 다수의견을 모음에 따라 향후 사개위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위의 기능 자체는 다양한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도입방안을 연구하는 성격이짙다는 점에서 이번 전문위 결론이 곧바로 사개위 최종결정으로 연결된다고 보기는어렵다. 사개위는 전문위 연구를 바탕으로 쟁점들을 논의, 법원.법무부.변호사단체.학계.시민단체 등 각계 위원이 참여하는 사개위 전체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법조인 양성제도 논의가 다소 지지부진한 면도 없지 않았다는 점에 비춰 이번 전문위 결론은 앞으로 사개위의 활발한 의견개진을 불러옴은 물론 로스쿨 도입에 한층 논의의 무게를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위에 참석한 전문위원 각자의 입장을 통해 사개위에 참여한 각계 기관의 의견을 미리 대략적으로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무게와 의미도 있다. 일단 내달 5일 16차 전체회의에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인 법원은 전문위원을통해 미국식 로스쿨을 도입하자는 의견을 개진한 상황인 만큼 향후 사개위 전체회의에서도 이런 견해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은 종전에 사법연수원에서 1년간 기초 공통실무를 실시한 후 직역별로 1∼2년간 분리교육을 실시하자는 1+1제도를 검토해 왔으나 작년 1월 발표한 `사법발전 추진과제'에서 로스쿨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시민단체의 경우 로스쿨 도입에 적극 찬성하고 있는 상황이며 노동계와 여성계,행정부를 대표하는 사개위원도 로스쿨 도입 의견을 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명의 사개위원이 참여하는 학계는 대학교마다 사정이 달라 학계 전체를 대표하는 공식 입장을 내긴 쉽지 않은 상황이나 전반적 분위기나 사개위원의 성향에 비춰로스쿨 도입 의견을 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강하다. 로스쿨 도입쪽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진 대한변호사협회는 가급적 주중 구체적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나 로스쿨 도입요건을 먼저 논의하고 요건이 확정된 후에도입여부를 결정하자는 입장이어서 아직 의견 개진을 보류하고 있는 상태다. 법무부는 국립 법학전문대학원안을 내달 5일 전체회의에서 개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안은 현행 학부 단위의 법학과를 유지하되 다른 학과의 법학과 편입을 허용하고 법학과 졸업생에 한해 `국립'으로 운영되는 로스쿨에 입학토록 한 뒤 변호사자격시험을 치르게 하자는 것. 그러나 법원은 물론 학계.시민단체 등이 부정적이어서 채택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현상황에서 사개위 논의가 로스쿨 도입쪽에 무게중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법조의 중대한 축인 변협과 법무부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가 향후 논의과정에서 중대관건이 될 전망이다. 4명의 사개위원이 포진된 변협과 법무부의 입장이 무엇인지에 따라 로스쿨 도입방안이 사개위 건의사항으로 채택될 것인지는 물론 채택될 경우 압도적 다수의견이될 것인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명의 사개위원이 포진된 언론계와 1명씩인 국회, 헌법재판소가 어떤 입장을 낼지도 논의 과정의 변수다. 사개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로스쿨 도입이 우세한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위원별 의견을 개진하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며 "전문위 연구결과가 내달 5일 보고되면 추후 논의과정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