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끼리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은행 보험 등 모든 금융회사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전상일 신임사장(51)은 24일 "통합금융법 시행을 앞두고 증권 은행 보험업 간 영역 구분이 사라져 금융시장은 완전경쟁으로 돌입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증권사들은 수수료 경쟁에서 벗어나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을 통한 수익구조 다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전 사장은 지난 86년 동양증권 공채 1기로 입사,자산운용본부장을 지낸뒤 동양선물 동양투신운용 대표를 맡는 등 증권 선물 및 투신업계를 두루 거쳤다. -증권업이 위기에 처했다고들 합니다.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증권사들이 고객들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로 돌아오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증시에서 개인 비중이 2년 전만 해도 70%를 넘었는데 지금은 60%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증권사들이 고객의 신뢰를 잃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수수료를 챙기는 데 급급해 천수답식 영업구조를 유지해 왔기 때문입니다. 한정된 주식중개시장을 놓고 수수료 인하 등 제살깎기식 경쟁으로는 경영난에서 헤어날 길이 없습니다. 우선 위탁매매 위주에서 탈피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영역 구분이 없어지는 자본시장에서는 증권사들이 위탁매매업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는 없습니다. 발행시장 위주의 기업금융,기업 구조조정 업무,자산관리 업무,장외파생상품 업무와 같은 투자은행 업무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합니다. 어떤 것에 주력할지는 각 증권사의 역량과 장기비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죠."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종합자산관리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자산관리업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고객의 니즈(Needs)에 맞는 다양한 간접투자상품을 개발해야 하고,그러기 위해선 전문인력도 양성해야 합니다. 기존의 지점 영업방식도 완전히 바뀌어야 합니다. 앉아서 고객이 가져오는 돈을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과 법인 고객을 찾아다니며 필요한 상품을 먼저 제시해야 합니다. 리서치업무도 바뀌어야 합니다. 주식은 자산관리 중 일부인데 여전히 리서치의 80%이상이 주식 분석에 치우쳐 있습니다." -동양종금증권은 이익을 내는 몇 안되는 증권사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증권업계 경영난 속에서도 지난 회계연도 중 8백40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며,올 들어 지난 4,5월에도 1백5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지난 97년부터 채권과 선물 등 파생상품 분야에 적극 나서 관련 전문가를 자체 양성하고 노하우도 꾸준히 쌓아왔습니다. 최근에는 자산관리계좌(CMA) 및 부동산펀드 등 각종 펀드상품,지수연동형 상품,외화표시채권 등 다양한 자산관리상품을 앞서 내놓았습니다. 그 결과 다양한 분야에서 골고루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현재 수익구조는 종금부문이 25%,채권 선물 등 상품운용이 25%로 높아진 반면 주식중개 수수료 수입 의존도는 40%대로 낮아졌습니다. 안정적 이익구조를 갖춰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글=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