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인 루니의 잉글랜드냐.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의 포르투갈이냐.' 주최국 포르투갈과 '종가' 잉글랜드가 오는 25일(한국시간) 오전 3시45분 리스본의 루즈스타디움에서 2004유럽축구선수권대회 4강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그리스와의 조별리그 첫판에서 고배를 마시고도 뒷심을 발휘해 조 1위로 8강에오른 포르투갈과 역시 개막전에서 프랑스에 충격의 역전패를 당한 뒤 2연승해 준결승 티켓을 안은 잉글랜드의 대결은 우승 후보끼리의 각축이라는 점에서 8강전 최고'빅카드'이다. 역대 전적에서는 잉글랜드가 9승8무3패로 훨씬 앞서 있다. 그러나 포르투갈은 유로2000 조별리그에서 3-2 승리를 거뒀고 지난 2월 벌어진평가전에서는 1-1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잉글랜드에 대한 두려움은 잊은 지 오래다. ▲ '젊은 피' 루니.호나우두, 누가 더 셀까 이날 경기는 특히 이번 대회에 혜성처럼 등장한 18세 동갑 루니(잉글랜드)와 호나우두(포르투갈)의 신예 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위스와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2골씩 폭발, 4골로 득점랭킹 선두를 달리면서 '제2의 펠레 출현'을 알린 루니는 마이클 오언과 짝을 이뤄 골 사냥에 나선다. 최근 타계한 로널드(Ronald)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본따 이름을 지었다는 호나우두(Ronaldo)는 이번 대회에서 1골에 그치고 있지만 폭발력 면에서는 루니에게 뒤질 게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10대로는 당시 세계 최고 몸값인 1천750만 유로에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던 호나우두는 잉글랜드 선수들의 스타일을 꿰뚫고 있는것이 장점. ▲에릭손-스콜라리, 2년만의 메이저 재격돌 스웨덴 출신의 스벤 고란 에릭손 잉글랜드 감독과 브라질 출신의 루이스 펠리페스콜라리 감독은 2년전 2002한일월드컵 8강전에서 만난 적이 있다. 에릭손 감독은 당시에도 잉글랜드의 감독이었고 스콜라리 감독은 브라질의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브라질의 2-1 승리로 끝나 고개를 떨궜던 에릭손 감독은 스콜라리 감독을 상대로 설욕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한편 둘다 외국인 사령탑 첫 우승을 노리고 있어 이들의 벤치 싸움은 불꽃을 튀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유럽축구선수권에서 외국인이 감독을 맡은 나라가 우승한 전례는 없었다. ▲베컴과 피구의 중원 결투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의 동료인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과 루이스 피구(포르투갈)가 이번엔 적으로 변해 '중원 혈투'를 벌인다. 둘다 팀의 기둥이자 득점 루트를 닦는 것이 주임무여서 이들의 발끝에서 희비가 엇갈릴 공산이 크다. 베컴은 프리킥과 코너킥 세트플레이에서의 예리한 킥이 위협적이고 노장 투혼을불태우고 있는 피구는 상대 수비라인을 흔드는 드리블과 감각적인 공간 패스가 트레이드마크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