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된 가나무역 김선일(33)씨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에 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앞으로 파병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방부는 23일 새벽 김씨가 끝내 피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안광찬 정책실장과 한민구 국제협력관 등 6명으로 긴급 대책반을 구성, 향후 대책을 숙의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국방부 직원들도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청사로 출근하자마자 삼삼오오 모여 한밤에 접한 비보를 놓고 충격과 분노를 표시했다. 그러나 이들은 한미동맹과 국가 신인도 등을 고려해 이라크 추가파병은 예정대로 추진돼야 하고 군은 이번 사건을 추가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철저한 준비를 갖추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막상 참혹한 결과를 접하니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하지만 군은 당황하거나 흐트러져서는 안되는 만큼 더욱 차분하고 철저하게 추가파병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무고한 민간인이 살해된 데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상대로 군대를 파병하겠다고 한 약속은 국익 차원에서 반드시지켜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현지 교민 등에 대한 더욱 철저한 안전대책을 강구해야 하고 아르빌로 파병될 자이툰부대 장병들도 희생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때문에 치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김씨 피랍 소식이 전해진 21일부터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외교통상부와 이라크 주둔 다국적군사령부(MFN-I) 등과 안전한 석방을 위해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해왔으나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드러나자 극도로 허탈해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군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도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 주둔 중인 서희.제마부대원 660명과 현지 협조단 14명 등에 대한 테러가능성에 대비해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서희.제마부대의 외곽 경비를 맡고 있는 이탈리아군을 상대로 가해진 차량폭탄테러 사건 이후 하달했던 영외활동 중단조치를 계속 유지하고 콘크리트방벽을 설치하는 등 경계수준도 대폭 강화토록 한 것이다. 군은 또 6명으로 구성된 긴급대책반에 김관진 합참작전본부장 등 11명을 추가해이라크 정세 평가와 서희.제마부대원 안전대책 마련, 자이툰부대 파병계획 점검 등을 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군은 이라크 추가파병 찬반세력간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보고 이들을설득시키는 방안 마련에도 부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귀원기자 threek@yna.co.kr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