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파업 12일째인 21일 교섭 타결 소식을 기다리던환자와 보호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참는데도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며 노사 양측을 모두 비난했다. 파업에 돌입한 이래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온 환자들은 하루빨리 파업이 끝나기를 한결같이 바라고 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도시락 식사에 따른 복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고대안암병원 암병동에 입원중인 홍모(47)씨는 "도시락을 끼니마다 먹어야하는데 정말 환장할 노릇"이라며 "암병동 환자들은 시간을 다투는 사람들인데 다들 입맛에 맞지 않아 고통을 겪고 있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정형외과 병동의 보호자 최모(57)씨는 "다리를 다쳐 입원한 아들이 도시락을 먹은 지 사흘만에 배가 아프다며 식사를 하지 않아 도시락은 내가 먹고 집에서 밥을직접 해와 아들을 먹이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씨의 아들이 입원한 6인용 병실에 입원한 환자 6명 가운데 3명이 도시락을 먹고난 뒤 배가 아프거나 설사가 나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병원식이 제공되는 당뇨병 환자들 역시 `가시방석'이긴 마찬가지다. 고대안암병원에 당뇨병으로 입원중인 박모(66)씨는 "다른 환자들은 다 도시락을먹는데 나만 병원식을 먹어 고개를 못 들 정도로 미안하다"며 "영양팀만이라도 정상근무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도 상황이 좀체 호전되지 않음에 따라 이 병원의 입원환자는 파업전에 비해 20% 정도가 퇴원했고 수술건수도 20~30% 정도 줄었다. 한양대병원 역시 입원환자가 파업전 850명에서 이날 570여명으로 300명 가까이줄었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파업에 대거 참여하는 바람에 의무기록실, 업무과 업무를 떠안은 일반 사무직 직원들은 숨돌릴 틈도 없이 바쁜 모습이었다. 한양대병원에 입원한 김모(46)씨는 "교섭타결을 기다리다 지쳐 퇴원을 하는 환자들이 주변에 많이 늘었다"며 "얼굴도 잘 모르는 의료진이 잠깐 다녀가는 것 외에는 별다른 치료가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서울=연합뉴스) 경찰팀 hsk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