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7대 국회 원구성을 놓고 대치를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가 상임위원장단 선출의 법정시한(6월7일)을 14일이나 넘긴채 공전하면서 이라크 교민 인질사태 등 긴급한 현안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은 지난주말 개인성명을 통해 21일을 원구성 협상의 타결 시한으로 제시했으나, 여야가 쟁점인 예결특위의 상임위화 문제와 법사.운영위원장 자리를 놓고 서로 상대방의 양보를 요구하며 버티는 형국이어서 타결 가능성은높지 않다. 이와 관련, 김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우리당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를 면담하고 조속한 타결을 촉구할 방침이다. 열린우리당은 국회개혁특위를 조속히 구성해 예결위 상임위화 문제를 논의하되개혁특위 위원장을 한나라당이 맡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책임있는 국회 운영을위해 운영.법사위원장은 여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원구성 지연과 관련,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날 상임중앙위회의에서 "이라크 교민납치라는 긴급사태가 발생했는데도 원구성을 못해 송구스럽다"면서 "국회의장이 오늘까지 시한을 줬는데 안될 경우 양당 원내대표에게 특별한 촉구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최선을 다해 원구성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미경(李美卿) 상임중앙위원은 "국회가 빨리 구성돼야 한다"면서 "이라크 파병등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아무런 입장도 밝히고 있지 않는데 모든 정치권을 함께욕먹이는 일"이라며 "신행정수도 문제도 (야당이) 빨리 이성을 되찾고 합리적으로토론할 게 있다면 국회에서 정당하게 해달라"고 야당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당초 개원국회부터 예결위를 상임위화하자는 주장에서 여당이 상임위화 시점을 정기국회 등으로 명시해줄 것을 요구하는 쪽으로 한발짝 물러섰고, 법사위원장을 양보하는 대신 운영위원장을 야당 몫으로 할애해주는 것을 전제로 원구성에 합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남경필(南景弼) 수석부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여당에 양보할 것은 다 했고, 더 이상 양보를 요구한다면 남은 것은 다 주자는 것밖에 없지 않겠느냐"면서 여당의 결단을 촉구한뒤 "총무단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으므로 의총에서결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맹찬형기자 chu@yna.co.kr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