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듣기'와 '읽기' 중심으로 치러지던 영어시험이 '말하기' 위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듣기와 읽기를 평가하는 시험인 토익이나 토플 점수가 높은 사람들도 실제 외국인을 만나면 '꿀먹은 벙어리'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된 대학과 기업들이 신입생과 신입사원에게 영어 말하기 능력을 요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SEPT, TSE, ESPT 등 영어 말하기 시험의 응시자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으며 시험의 종류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영어 말하기 시험중 가장 대중적인 것이 YBM시사가 지난 95년 개발해 토익 주관사인 한국토익위원회에서 시행하는 SEPT다. SEPT는 주로 기업이 사원들의 영어 능력을 평가할 때 활용하는 시험으로 자기소개, 상황대처, 그림설명 등 7개 영역의 말하기 능력을 평가한다. 점수는 등급으로 나타나며 0등급(기본 의사소통 능력이 없는 수준)에서 7등급(원어민과 전혀 무리 없는 대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8개의 등급으로 나눠지게 된다. 현재 SEPT를 도입한 회사는 삼성전자, 르노삼성자동차, 웅진식품, 하이트맥주, 제일기획 등이며 올 중 삼보컴퓨터, 롯데쇼핑, LG칼텍스 등이 이 시험을 도입했거나 도입할 예정에 있다. 기업들이 SEPT 집단 응시가 잦아지면서 SEPT 응시자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01년 2천9백89명에 불과했던 SEPT 응시자는 지난해 8천1백12명까지 늘었다. YBM시사는 올 SEPT 응시자가 5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학을 준비하거나 영어교원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이 치르는 TSE는 토플 주관사인 ETS에 의해 개발된 시험이다. 시험은 SEPT와 비슷한 방식으로 치러지며 녹음 테이프를 직접 미국으로 보내 채점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 때문에 상당히 권위 있는 시험으로 인정받기는 하지만 응시료가 1백25달러로 다른 말하기 시험의 3배 정도며, 채점 결과를 알 수 있는 기간도 상대적으로 길다. 최근 개발돼 지난 3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ESPT는 말하기 시험 중 최초로 교육부의 승인을 받은 시험이다. 그 외에도 텝스의 주관사인 서울대학교 언어교육원의 TOP, 숙명여자대학교의 MATE, 미국 샌디에이고 부설대학원의 G-TELP 등이 주요 영어 말하기 시험으로 꼽힌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