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그늘…동네가게도 할인경쟁] "자장면도 반값에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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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테이블 자장면 두 그릇이요!"
"3번 룸에는 자장면 짬뽕 세 그릇에 탕수육 하나요!"
지난 17일 점심시간 서울 서초동 한 중국음식점 직원들은 밀려드는 손님들로부터 주문을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지난 5월부터 자장면 한 그릇을 정상가(3천5백원)의 40%인 1천5백원에 팔면서 손님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이 음식점 김재윤 사장(34ㆍ현경 서초점)은 "장기 불황으로 손님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진 것 같아 가격을 대폭 내렸다"며 "당초 5월 한달간만 실시하려 했으나 반응도 좋고 매출도 늘어 6월까지 연장했다"고 말했다.
자장면을 미끼 상품으로 내걸어 손님 끌기에 성공한 셈이다.
실제 이 식당의 5월 매출은 자장면 가격인하 전보다 10% 가량 늘었다.
자장면의 경우 하루 판매량이 예전의 두 배인 3백 그릇에 달한다.
끝모를 장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유통 및 외식업체들이 고객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이 내세운 전략은 가장 전통적인 가격 파괴.
'단돈 1백원 상품전'에서 '1천원 숍'에 이르기까지 가격 공세는 시내 음식점에서부터 대형 백화점까지 전방위적으로 불어닥치고 있다.
인천 부평의 현대쇼핑센터는 티셔츠와 여성 의류를 한벌 1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등은 메뉴중 상당수를 천원 한장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심지어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는 아동 의류를 단돈 1백원에 판매하고 있다.
가격 파괴 등 불황탈출 마케팅은 서울ㆍ수도권보다 경제 상황이 더 좋지 않은 지방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부산 남구 부경대 앞 음식점들은 한 병에 3천원 하는 소주를 7백원에, 맥주 1천7백cc를 3천3백원에 판매하고 있다.
가격 인하만으로 고객 잡기에 한계를 느낀 업체들은 타 업종 업체와의 '제휴 마케팅'으로 불황 탈출을 꾀하고 있다.
광주 신세계백화점은 제휴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별도의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스킨케어 우대권, 찜질방 이용권 등으로 손님을 유혹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같은 가격파괴 열풍과 정반대로 '제값 받기'로 승부수를 던진 곳도 있다.
대구의 한 음식점 주인인 김순희 씨는 "가격 인하로 손님을 끄는 곳은 그나마 행복한 곳"이라며 "가격인하 후에도 손님이 오지 않아 그냥 제 가격을 다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가격을 내릴 수도 없고 가격을 내려도 손님이 몰리지 않아 '오는 손님만 받겠다'는 자포자기의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사회부 종합ㆍ송주희 기자 so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