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즐겨먹는 만두를 폐기용 단무지로 만들었다는 뉴스가 터져 나오면서 모두들 분개를 금치 못하고 있다.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는 기사에서 나에게는 다소 생소한 단어 하나가 눈에 띄었다. '만두소'라….과문(寡聞)한 탓인지 처음엔 만두속을 잘못 썼나 했지만,계속 그 말이 쓰이기에 국어사전을 찾아봤다. 올해 출간된 2천6백8쪽의 중형 사전임에도 불구하고 '만두소'란 단어가 없어 다시 '소'란 단어를 찾아 보니,'떡이나 만두 따위를 만들 때 영양을 높이기 위해 넣는 여러가지 고명'이라고 정의돼 있었다. 나는 항상 내 주변에 사전류를 가까이 둔다. 국어사전을 필두로 영어·일어·한영 등 어학사전과,각종 법전 및 회계규정,세무지침 등이 그것이다. 어떤 일에 대해 의문이 생기거나 불확실할 때에는 즉각 이들을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사람의 지식이나 기억에 의존하는 것보다 훨씬 정확하고 효율적이었고,이것이 반복되다 보니 자연스레 습관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사전들을 사무실이나 집에 모두 일습으로 갖춰 두고 있다. 이 중 가장 자주 찾는 것은 국어사전이다. 여태껏 말하고 읽고 쓰면서 살아와 가장 친숙한 우리 말이고 글이라 무엇보다 잘 안다고 자부할 때마다,갑작스레 생경한 단어가 튀어나오거나 몰랐던 새로운 쓰임새에 경탄하면서 우리말을 또다시 익힌다. 사전에 대한 욕심과 기호 때문이기도 하지만 계속 바뀌고 있는 한글맞춤법과 띄어쓰기,새 표준어 등을 확인하고 쓰기 위해 2∼3년에 한 번씩은 새 국어사전으로 바꾸었고,어느새 국어사전들은 내 책꽂이에서 두 칸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의외로 다수의 사람들이 국어사전을 제대로 찾아보지 않고 아예 사전 자체도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뭐,거창하게 국어를 사랑하자는 민족주의적인 강변이 아니라 우리가 숨쉬듯 쓰는 우리 말과 글을 보다 정확히 알고 쓰려면 사전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고,그래서 국어사전 하나쯤은 책꽂이에 두고 쓰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 그럼으로써 말과 글을 적확(的確)하게 쓰는 능력을 갖춘다면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천군만마의 도움이 될 것으로 보며 이는 나의 경험이자 확신이다. 맛있는 만두는 제대로 된 만두소로 만들어야 하듯,우리말과 글도 국어사전으로 계속 가다듬어야 하지 않을까 해서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