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원내대표가 14일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문제에 대해 "계급장을 떼고 치열하게 논쟁하자"고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하고 나서 정치적 파장을 낳고 있다. 정동영 전 의장과 통일부 장관 자리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인 뒤 현안에 대해 말을 아껴온 김 전 대표가 이날 분양원가 공개에 무게를 실으면서 공개불가 입장을 밝힌 노 대통령과 각을 세운 것이다. 김 전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원가공개는 개혁이고 원가연동제는 개혁후퇴라는 발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절차와 해명없이 우리당 총선공약을 이 상태에서 그냥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시장원리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점을 공개불가 이유로 든데 대해 "서민을 위한 공공주택 공급은 일반 기업의 이윤창출 논리와는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상반된 주장을 폈다. 그는 "지금은 (당과 정부, 청와대가) 새로운 관계의 모색을 꿈꾸는 과도기적 단계이기 때문에 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며 "소리가 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당ㆍ정, 당ㆍ청간 치열하게 논쟁한 뒤 질서를 잡아가자"고 제안했다. 김 전 대표의 입장에 당내 소장파 일부도 동조하고 있어 당론 결정과정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관련, 천정배 원내대표는 "12일 고위 당ㆍ청협의에서 최종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