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노사간 임.단협 교섭이 난항을 겪으면서 노조의 파업이 나흘째 이어졌다. 병원 노사는 12일 오후 고려대 의료원에서 교섭을 가졌지만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데 이어 13일 새벽 협상에서도 합의도출에 실패한 후 노조의 요구로 이날 오후다시 실무교섭을 재개했다. 사측은 "서울대병원 등 6개 병원에서 진행중인 로비농성을 먼저 해제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노측은 "사측이 고의로 파업을 장기화하면서 노조에 불리한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고 비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측은 이날 교섭에서 입장 차이가 큰 주5일제 근무와 비정규직 대책에 대해 교섭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진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노조는 오전 10시 `총파업 4일째 출정식'을 시작으로 오후 세계경제포럼(WEF)동아시아 반대 집회에 참여한 후 고려대에서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개최, 내부결속력을 다져 파업 장기화에 대비하고 투쟁강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사측이 이날 주 5일제에 대해 내부 조정안을 마련하는 등 실무교섭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13일 밤샘협상에서 양측의 잠정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도점쳐지고 있다. 한편 당초 예상과는 달리 나흘째 노사 협상이 협의점을 찾지 못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강경 투쟁방침을 밝히자 환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외래환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월요일을 앞두고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직원이 `1인 다역'을 하면서 피로가 점점 누적, 대기시간이 늘어나고 식사시간이 늦어지는 등 환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으며 수술 일정도 늦춰지고 있다. 외래환자가 없는 휴일인 13일에는 파업에 참여한 병원은 대체로 한가한 분위기였지만 장기 입원환자와 보호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한 환자는 "노조의 요구도 이해할 수 있지만 로비에서 수백명이 모여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보면 환자로서 당장 불안하다"며 "제때 수술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강훈상기자 aupfe@yna.co.kr hsk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