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도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이란-이라크 전쟁당시사담 후세인의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중동전문가인 케네스 폴락은 최근 발간한 `험악한 폭풍'(The Threatening Storm)에서 이같이 발혔다. 이 책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82년 2월 테러 지원 국가리스트에서 이라크를 빼면서 지원과 무역의 길을 텄다. 한달후 레이건 대통령은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정책이 친 이라크로 전환됨을 발표했고 곧바로 이란과 전쟁중인 이라크에 위성정보를 포함한 고도의 군사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는 이라크 군의 약점을 보완하고 이후 이란을 패배의 늪으로 몰아넣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미국은 이어 전후복구 지원으로 미국 농산물 판매에 대한 수억 달러의 채무보증을 섰으며 UH-1H 헬기와 MD-500 헬기의 판매를 승인하기도 했다. 워싱턴 연구기관인 국가안보문서연구소에 있는 84년 5월 9일 메모를 보면 미국은 이중 용도로 사용이 가능한 설비가 이라크의 핵 프로그램에 활용되고 있음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85년 3월에는 대량살상 무기에 사용될 수 있는 첨단 장비의 대 이라크수출도 허용했다. 폴락은 "82년에는 프랑스의 무기수출의 40%가 이라크에 집중됐고 독일 기업은거리낌없이 트럭과 자동차를 판매했거니와 거대한 생.화학무기 공장을 지어 주기도했다"고 주장했다. 이로인해 이라크는 이미 83년중에 자국 군대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으며 83년미국도 이를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미 국무부 메모에 적혀있다. 레이건 행정부는 84년 11월 바그다드와 외교관계를 완전히 구축했고 이후 이라크는 화학무기를 이란 및 쿠르드 반군과의 전투에 사용해 왔다. 폴락은 "이같은 지원을 통해 미국은 이란에 대한 방어벽을 치면서 싼 석유를 확보하고 이스라엘과 이라크의 평화협상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라크는 엄청난 부채를 안았고 무장한 군대는 쉬운 먹잇감을 찾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