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북한 핵문제에 대한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생각이 다소 긍정적으로 변한 조짐이 있으나 실제 변화 여부는 이달 하순 열리는 북핵 6자회담에서 검증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두 정상은 G8(선진7개국+러시아) 정상회의가 열리는 미 조지아주 시 아일랜드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번 6자회담이 북한이 실제 변화할 준비가 돼 있는지 일본말로 `혼네'를 시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데 동감했다"고 미 백악관 고위관계자가전했다. 특히 고이즈미 총리가 7일 "북한은 미국과 직접 대화를 바라고 있으며 미국도그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 고이즈미 총리가 부시 대통령에게 북미 양자대화를 권유했느냐는 질문에 이 고위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이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고이즈미 총리도 이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태도 변화 조짐과 관련,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달 북일 정상회담을 지난해 9월 북일 정상회담과 대비하면서, 김정일 위원장에게서 핵무기를포기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대한 인식이 좀더 많아졌다는 감을 읽었다고 말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는 대체로 정황상 그렇다는 것"이라며 두 정상은 북한이실제로 입장을 변화시킬 준비가 돼 있는지 탐색해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음 6자회담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다만 "북한은 과거에도 종종 `핵무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의 적대 정책때문에 가질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말했었는데, 이번에는 김정일이(직접) 핵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고이즈미 총리는 G8 회담 참석에 앞서 가진 외신기자단 회견에서 지난달 방북 당시 "김 위원장이 목표는 비핵화라는 점을 명확히 밝히고, 핵프로그램동결은 검증과 함께 이뤄질 것이라는 점도 매우 명확히 언급했다"고 밝혔다. 북미 양자대화 문제에 대해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의 입장은, 미국이 북한과 양자 협상 과정에 들어갈 경우는 다른 모든 (대북) 지렛대는 포기하는 셈"이라고 지적, "왜냐하면 이는 미국이 가져갈 것은 군사적 옵션이기때문"이라며 "이는 나쁜 옵션"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의 이웃 나라들은 다른 종류의 지렛대를 가져갈 수 있다"면서 "북한 경제에 대한 제재라는 부정적 지렛대도 있고,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경우 일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긍정적 지렛대도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따라서 핵심은 (6자회담 참여국들이) 동등하게 참여하는 것이며, 미국과 북한이 양자협상을 하고 다른 참여국들이 이를 보증하는 방식은 안된다는 것"이라면서 "고이즈미 총리도 6자회담 틀에서 접근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담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김정일 위원장에게 핵무기를 검증가능한 방식으로 포기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일본의 경제원조와 국제사회로부터의 안전보장 및 에너지 지원 등 이익들을 면밀하게 생각해 볼 것과, 그것이 핵무기를 가졌을 때 이익보다 크다는 점을 전했음을 부시 대통령에게 강조했다"고 백악관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가 거론한 핵포기 대가들이 가능하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면서 그러나 관건은 검증 및 북한이 약속을 준수하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런 맥락에서 두 지도자는 북한이 6자회담 참여 다른 나라 모두에 대해 공약하는 게 필수불가결하다는 데 동감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