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신용평가 관련 장부보관 및 평가과정 공개를 강제하는 내용의 신용평가기관 규제강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FT) 인터넷판이 6일 보도했다. 신문은 신용평가기관과 관련해 미국에서 수십년만에 이뤄지는 가장 중요한 개혁조치가 될 이 방안은 SEC에 신용평가기관들의 평가과정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권한을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신용평가기관들은 SEC가 검토중인 이같은 규제강화 조치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SEC는 현재 무디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피치, 도미니언본드 등 4개사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신용평가 분야의 인허가 관련 제도는 크게 바꾸지 않을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밝혔다. 신문은 하지만 올해 말 공식 발표될 것으로 전망되는 신용평가 분야의 신규진입자격에 대한 지침은 한층 더 명료하게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SEC가 신용평가기관 규제 강화 검토에 나선 것은 2001년 말 에너지 그룹인 엔론이 파산한 것이 계기가 됐다. 엔론은 파산전까지 신용평가기관에 의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기업으로 평가됐던 것이다. 이후 미 의회는 이 과정에 대한 특별 청문절차에 착수했고, SEC는 지난해 초 규제강화를 골자로 한 신용평가기관 개혁조치를 발표했다. 현행 제도하에서 SEC는 수년만에 한번씩 비공식적으로 신용평가기관의 업무처리과정을 파악하고 있지만 신용평가기관이 어떤 방식으로 기업의 신용을 평가했는 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고 있다. 투자가들은 이 때문에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기관의 평가과정과 관련된 투명한정보 제공을 의무화하는 쪽으로 제도를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실제로 뮤추얼펀드 조직인 인베스먼트컴퍼니협회는 신용평가기관이 평가 관련장부를 보관토록 강제하는 개선안을 SEC에 건의했고, 뮤추얼 펀드회사인 피델리티인베스먼츠는 신용평기관들이 평가대상 회사 경영진과 평가직전 회동한 날짜와 장소를 공개토록 하는 개선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SEC의 규제강화 움직임에 대해 무디스측은 "SEC와 협의를 진행중이고 충분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지만 일부 신용평가업체 관계자들은당국이 신용평가 업무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에는 불만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진기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