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올 하반기 아파트 입주물량이 급격하게 늘어나 지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입주물량이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빈 집이 점점 늘어나고 집주인이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하반기 입주물량 99년이후 최대 = 7일 닥터아파트, 유니에셋 등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전국 아파트(임대아파트 제외, 주상복합 아파트 포함) 입주물량은330개 단지, 14만7천994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 상반기(228개 단지, 8만8천155가구)에 비해서는 67.8%, 작년 동기(296개단지, 12만9천178가구)에 비해서는 14.5% 각각 증가한 물량으로 지난 99년 이후최고치다. 하반기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 99년 19만8천가구를 기록한 뒤 외환위기 여파로2000년 12만8천가구, 2001년 11만2천가구, 2002년 11만4천가구 등으로 감소하다가지난해(12만9천가구)부터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 입주물량은 ▲서울 113개단지, 2만6천623가구 ▲경기 116개단지, 5만9천534가구 ▲신도시 6개단지, 1천76가구 ▲인천 21개단지 1만1천803가구 ▲지방 광역시 74개단지, 4만8천958가구 등이다. 월별로는 7월 2만3천652가구, 8월 1만9천629가구, 9월 2만1천513가구, 10월 2만4천697가구, 11월 2만3천957가구, 12월 3만4천546가구 등으로 12월에 물량이 집중돼있다. ◆역전세난 심화 우려 = 하반기 입주물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은 용인 죽전지구 등 택지개발지구에 위치한 1천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가 속속 입주를 시작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용인시의 경우 죽전지구, 신갈지구 등이 입주를 시작하면서 하반기 입주물량이전국 전체 입주물량의 12%인 1만8천42가구에 달하고 있으며 금촌지구 입주를 앞둔파주시(7천25가구), 태안지구 입주를 앞둔 화성시(5천825가구) 등도 입주물량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거래가 얼어붙고 매매가 및 전셋값이 동반하락하고있는 가운데 이처럼 입주물량이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역전세난이 심화되는 등 시장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올 1-5월 서울과 경기도의 전셋값은 각각 0.04%, 0.68% 하락한 가운데올들어 입주물량이 쏟아진 화성의 경우 전셋값이 6.92%나 하락해 수도권에서 가장큰 폭의 하락률을 보였다. 화성의 올해 입주물량은 9천207가구로 작년 2천607가구의 3.5배에 달하고 있다. 상반기 1만5천가구의 입주물량이 쏟아진 용인 역시 올들어 전셋값이 2.85% 떨어져 화성에 이어 두번째로 하락폭이 컸으며 하반기에도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가격하락세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물량이 쏟아진 반면 수요는 이를 받쳐주지 못해전셋값이 폭락하고 집주인과 세입자간 전세 관련 분쟁도 잇따르고 있다"며 "이달부터 죽전, 신봉 등의 입주물량이 쏟아질 예정이어서 역전세난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희선기자 hisunny@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