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망명했던 당시의 주역들이 15주년을 기념일을 맞아 4일 미국에서 재집결했다. 당시 시위를 주도하다 추방된 학생 지도부들은 이날 워싱턴에서 미국을 비롯한서방국가들이 중국 정부에 대해 인권유린에 대응하고 민주주의의 압력을 가할 것을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석한 통 이 씨는 15년전인 지난 1989년 공포에 휩싸인 상태에서 탱크가 톈안먼 광장에 진입하고 군인들의 발포로 학생 2명이 숨지는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했던 인물. 이제는 뉴욕에서 어엿한 변호사로 성장한 그녀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애국자였다고 확신한다"면서 "시위대를 탱크로 깔아뭉갤 것이라고는 어느 누구도 상상조차못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녀처럼 나이가 들면서 이제는 변호사나 회계사, 기자, 벤처기업 경영인 등으로 변신한 톈안먼 사태의 주역들은 이날 고국인 중국의 변화를 반드시 이끌어 내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1일 아침부터 주미 중국대사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리우 준구오씨는 톈안먼 15주년을 기념하고 중국의 정치범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농성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오는 5일 농성을 풀 예정인 그는 설령 밀입국하는 한이 있더라도 당시의 주역들이 중국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면서 "앉아서 기다려서는 안된다. 15년이 지났지만변화는 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미 귀국을 결심한 그는 위험하긴 하겠지만 중국에서 활동해야 시민들을 더욱잘 규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톈안먼 사태를 이끌었던 주역들은 이처럼 15년이 지나면서 중국이 경제적으로는많이 변했지만 정치적으로는 전혀 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터나 심지어 결혼 상대까지 지정했던 규정들이 폐지됐고 비약적인 경제성장을이뤘지만 독립적인 정치적 활동은 여전히 금지되고 있으며 반체제 인사들은 거의 쫓겨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시각이다. 한편 중국은 미 의회가 톈안먼 사태를 강제진압한 것을 비난하고 정치범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려는데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류젠차오(劉建超)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내부의 일을 견디지 못하는 일부 미국의원들이 있으며 그들은 갖가지 구실로 중국의 명예를 훼손하지 못해 안달난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중국과 미국의 관계개선을 싫어하고 오히려 양국의 관계를해치기 위해 사서 고생하는 사람들로 중국인드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반드시 실패할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