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경기 회복지연 등으로 중소기업들이 은행에서빌린 돈의 원금이나 이자를 제때에 갚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달말 현재 국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연체액/대출잔액)은 4.20%로 전월말의 4.00%보다 0.20% 포인트가 올라간 것으로 점정 집계됐고 우리은행은 3.12%에서 3.34%로 0.22% 포인트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됐다. 조흥은행은 전월말의 4.49%에서 지난달에는 4.69%로 0.20% 포인트가 높아진 것으로 예상했고 이들외에 다른 은행들도 대부분 지난달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한달전에 비해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감독원도 지난달말 현재 전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전월말의 3.0%보다 증가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금감원이 처음 통계를 내기 시작한 작년 9월말 2.7%를 기록한 이후 12월말에는 은행들이 결산을 맞아 대규모의 대손상각(채무자의 상환능력이 없거나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한 채권을 손비로 처리)을 실시해 2.1%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올들어 내수경기 침체에 원자재난까지 겹치자 지난 1월말 2.8%, 2월말 2.9%, 3월말에는 2.8% 등으로 전반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들은 중소기업들이 경기부진으로 경영이 악화되면서 대출 원금이나 이자를제날짜에 갚지 못하는 연체규모의 증가폭이 대출잔액의 증가폭보다 커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의 악화에 대해 "수치상으로 볼 때는 아직까지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미국의 전체 기업대출 연체율이 3%대 후반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은 높은 편이 아니라며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로 인한 문제를 막기위해 은행들에 만기연장과 채무재조정 등을 통해 일시적인 자금난을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돕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은행들의 가계대출 연체율도 올라간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조흥은행은 전월말 3.28%에서 지난달말 3.45%로 증가했고 우리은행은 2.06%에서2.13%로 높아졌으며 신한은행은 1.29%에서 1.30%로 소폭 올라갔다. 금감원은 전체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의 경우 아직 정확한 추세가 파악되지 않고있지만 전월말의 2.3%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