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1 테러공격과 이라크 대량파괴무기등에 관한 정보 실책으로 논란을 빚었던 조지 테닛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사임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3일 조지 테닛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개인적인 이유로" 사임했다면서 "나는 그를 아쉬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닛 국장의 사임은 표면상으로는 "개인적인 이유" 때문인 것으로 발표됐지만 9.11 테러 이전 알 카에다 관련 정보와 이라크 침공 전 이라크 대량파괴무기 정보를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식 참석 등을 위한 유럽순방에 앞서앤드류스 공군기지에서 이같이 말한 뒤 "그(테닛)는 CIA에서 강하고 능력있는 지도자였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는 나에게 개인적인 이유로 사임하겠다고 말했다"면서 "나는그에게 그가 떠나게 돼서 유감이며 그가 미국민을 위해 훌륭하게 일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테닛 국장의 정식 사임은 7월 중순 이뤄질 것이며 그후 존 맥롤린 부국장이 차기국장이 임명될 때까지 당분간 국장직을 대행하게 될 것이라고 부시 대통령은 말했다. 테닛 국장의 후임으로는 하원 정보위원장인 포터 고스(공화.플로리다) 의원과맥롤린 부국장 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은 "조지 테닛은 함께 일하고 싶은 공무원"이라면서 "그는 강력하고결단력이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그는 국장으로서 7년간 국가에 봉사해왔고 대테러전에서 강력한 지휘관이었다"고 말했다. 테닛 국장은 앞서 2일 밤 백악관을 방문해 부시 대통령에게 그의 사임결심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대통령은 "나는 조지와 그의 가족에게 나의 축복을 보냈으며 그가 중앙정보국을 떠날 때까지 그와함께 일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미 언론에 따르면 테닛 국장은 지난 몇달간 미국이 사담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보유 정보를 조작했다는 논란과 함께 알-카에다 테러조직의 위협에 대한 잘못된 평가 등으로 인해 비난을 받아왔다. 테닛 국장은 지난 7년간 CIA 국장으로 재직하면서 2001년 9.11 테러 직후 사임또는 경질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당시에는 이를 잘 극복했다. 그러나 최근 다시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 위협에 대한 정보가 잘못된 것으로 밝혀진 뒤 다시 사임압력을 받아왔다. 그는 지난 1997년7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으며 당초 오는 11월2일의 대통령 선거가 끝난 이후 누가 당선되든지 관계없이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리스계로 뉴욕에서 성장한 테닛 국장은 그동안 12개가 넘는 각종 정보기관을관장하는 과중한 업무로 힘들어했다고 측근들은 전했으며 클린턴 행정부시절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근무할 때 심장질환을 앓기도 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