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통령궁으로 향할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콜롬비아 반군 게릴라 청년 지도자) 콜롬비아 40년 내전의 장본인인 공산 게릴라 단체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이오는 27일로 반정부 투쟁 돌입 40주년을 맞는다. 현재 콜롬비아 정부는 우익 민병대와는 무장해제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FARC는 이에 맞서 내부 결속과 대외 투쟁을 강화할 것임을 거듭 천명하고 있어콜롬비아 `평화의 길'은 아직도 요원한 과제로 남아 있다는 평가다. 이를 증명하듯 FARC는 `투쟁 40주년'을 사흘 앞둔 24일 권력장악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강철 같은 의지"를 계속 견지하고 있으며 결국 승리하고야 말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면서 투쟁 결의를 다졌다. FARC 관련 웹 사이트에 게재된 이 성명은 또 좌익척결을 내걸고 강경진압 정책을 강행하고 있는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과 그를 지원하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대해 `미치광이이자 파시스트 독재자'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특히 FARC는 최근 닷새간 연쇄 공격을 퍼부어 `투쟁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점을 의도적으로 대내외에 과시했다. 이번 공격으로 최소한 13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 마오쩌둥(毛澤東)식 사회주의 혁명을 추구하는 FARC가 40년 전 최초로 봉기했던콜롬비아 서부 가이타니아 산악지역에서는 이날도 정부군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3인조 특공대로 부대의 전열을 새로 짜는 등 결사항전의 의지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고 콜롬비아 언론이 전했다. 부친을 반군 손에 잃은 우리베 대통령은 수 백만 달러의 미국 원조를 바탕으로 정부군 사령관들에게 FARC를 소탕하라고 재촉하지만 시몬 트리니다드 등 일부 반군 지도자 검거에 그쳤을 뿐이다. 특히 가이타니아 마을 인근에서 FARC를 공동으로 출범시킨 지도자이자 지금도여전히 최고 사령관으로 군림하는 올해 74세의 마누엘 마룰란다 사령관은 정부군의추적을 피해 가며 신출귀몰한 행적을 이어간다. 본명이 페드로 안토니오 마린인 마룰란다 사령관은 40년 전만 해도 무장해제 당한 공산 게릴라의 잔당에 불과했다. 당시 그는 수도 보고타에서 남서쪽으로 250㎞떨어진 산악지대 가이타니아 마을의 벽돌 건물에서 살고 있었다. 반군 준동을 느낀 정부군은 1959년 쿠바의 시에라 마에스트라 산에서 혁명군을이끈 피델 카스트로의 사태가 재연할 것을 우려해 진압병력을 서둘러 보냈다. 그러나 마룰란다와 그를 따르는 게릴라 40명은 이를 물리치고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FARC를 창설, 콜롬비아판 `시에라 마에스트라' 시대를 열고 말았다. 마룰란다 사령관에 붙어 다니는 `슈어 샷'(확실히 맞춘다)이란 별명은 당시 그를 추격하던 경찰관을 500m 떨어진 곳에서 단 한방에 사살한 데서 비롯했다고 현지주민들은 전했다. 현재 FARC는 약 1만5천명의 전투원을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990년대마약 밀거래에 관여하면서 폭발적으로 조직이 커졌다. FARC는 마약밀거래를 비롯해납치, 인신매매, 불법강탈 등 각종 범죄에 연루하면서 급기야 미국의 테러리스트 불법단체 리스트에 오르게 된다. 이에 따라 상당수 관측통들은 현재 FARC가 세계 최대 조직범죄단 중 하나로 부상했다고 지적한다. 일부에서는 FARC가 빈민을 위해 투쟁한다는 대의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해 콜롬비아에서는 FARC 소속원들의 이념적 소신이 투철하다는 유엔 고위 관계자의 발언으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와 함께 콜롬비아 정부군 내부에서는 지난 40년간 이어진 내전 사태의 원인에대해 FARC를 초기에 진압하지 못했다는 점 보다는 FARC가 출범한 지역의 주민들을경제.사회적 계획으로 편입시키지 못한 데 있다고 지적한다. 민간인을 중심으로 매년 3천500명의 희생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콜롬비아 정부군이나 공산 게릴라나 어느 한쪽을 진압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익 민병대를 평화협상장으로 이끈 우리베 대통령이 FARC에 대한 압박공세를강화해 진정으로 평화협상에 임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 지 국내외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는 시점이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