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리, 점심시간엔 컴퓨터 끄고 가세요"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는 이른바 `고유가 시대'에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 고전적인 방법인 `한등 끄기'부터 온수 온도 낮추기, 첨단 시스템 도입까지 에너지를 절약하려는 노력은 백화점, 기업, 학교 등을 가리지 않고 있다. ◆고유가 장기화..`한푼이라도 절약' = 고유가 시대에 비용을 절감하려는 노력은 전력 소비량이 많은 공공건물이나 대학 등에서 두드러진다. 연세대는 이미 올해 초부터 교내 가로등 자동제어시스템을 도입해 일출. 일몰시각에 맞춰 가로등을 점멸하고 있으며 경희대는 가로등과 복도 형광등을 하나 건너하나 켜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서강대 역시 올해안으로 강의실에 있는 에어컨을 전기식에서 가스식으로 바꿀계획이다.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A주유소는 지난주 아르바이트생들에 "주유가 끝난 다음바로 주유기를 빼지 말라"는 교육을 시켰다. 주유기를 주유구에서 바로 빼면 휘발유가 증발되거나 남은 기름 방울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기 소비량이 많은 건물인 백화점도 에너지 절약에 뛰어들었다. 롯데백화점은 20일부터 영업시간이 끝나면 외부조명과 옥외 광고물 조명을 끄고온수 온도도 50℃에서 40℃이하로 낮췄다. 또 엘리베이터도 격층으로 운행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밤 10시에 끄던 네온사인과 백화점 주변 가로등을 1시간 앞당겨끄기로 했고 사무실 냉난방 온도와 온수 온도도 조절했다. 이마트는 점등 시간과 무빙워크 가동 시간을 하루 25분씩 줄이기로 했고 옥외광고탑과 간판 조명은 폐점 직후 끄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업체 롯데닷컴은 이번주부터 차량 10부제, 이면지 활용, 퇴근때컴퓨터 끄기, 1인 1물컵 사용하기 등 에너지 절약 대책을 사내 게시판과 전체 e-메일을 통해 알렸다. 가정주부 이현주(33)씨는 "고유가가 지속되면 공공요금도 오를 것 같아 `전깃불단속', `수돗물 단속'에 신경쓰고 있다"며 "남편도 승용차 이용을 자제하고 있고 여름이 되면 전력사용이 많을 텐데 심야 전력을 사용하는 전기 제품을 살까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첨단 시스템으로 에너지 절약 효과 = 국내에서 일반용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건물인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는 자체 개발한 에너지 운용체제인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으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 시스템은 빌딩자동화시스템을 통해 수집된 전기, 가스, 수도, 냉.난방, 조명등의 사용량을 시간, 날짜, 장소별로 분석하고 기상청에서 3시간마다 날씨자료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아 냉난방, 조명 여건을 예측하는 것이다. 날씨와 시간대, 시설의 용도에 따라 언제부터 언제까지 냉난방을 어느정도, 얼마의 세기로 공급할지 자동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무역센터는 이 시스템을 도입해 지난해 에너지 비용을 8억원 절감했다. 시간대, 날씨 변화, 시설 및 용도에 따라 냉난방 공급시간, 냉난방의 세기 등이모두 달라진다. 중앙대는 1998년부터 교내 건물의 형광등 교체작업을 벌여 현재 60% 정도를 고조도 절전형 형광등으로 바꿨고 심야전기를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GHP)을 구축중이다. 중앙대 측은 "에너지 절약 사업인 `에스코' 프로젝트로 큰 효과를 보고 있다"며"신축중인 대형 건물에도 이 프로젝트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조성현기자 hsk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