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한드로 톨레도 페루 대통령이 한자릿수의 지지율에다 전국적으로 늘어나는 시위사태에 직면한 가운데 대통령 사임을 요구하는 국민의 요구와 함께 의회의 대통령 탄핵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페루내 여론조사기관 아포요 조사결과에 따르면 톨레도 대통령의 국민지지도는 사상 최저 수준인 6%를 기록했다. 수도 리마 시민 600명을 대상으로 13∼14일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응답자의 56%가 톨레도 대통령의 사임 혹은 의회의 대통령 탄핵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포요 조사의 오차한계는 ±4%포인트. 톨레도 대통령의 국민지지도는 대통령 법률자문을 지낸 자신의 측근 인사가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한 사건이 불거진 지난 2월 이후 한자릿수에 머물러왔다. 최근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도 톨레도 대통령의 지지도는 8% 수준을 넘지 못했다. 특히 톨레도 대통령의 지지도 급락과 함께 의회의 대통령 탄핵안 발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톨레도 대통령 지지 의원들은 의회의 대통령 탄핵을 어렵게 할 목적의 법안을 최근 제출했다. 이 법안은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의석수를 제적의원 120명 가운데 과반 찬성으로 돼있는 조항을 제적의원 3분의 2 찬성으로 대폭 늘렸다. 그러나 최근 의회는 톨레도 정부내 몇 안되는 명망 인사로 평가돼온 페르난도 로스피글리오시 내무장관 해임안을 가결함으로써 어느 때보다 반(反)정부 세력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의원들은 로스피글리오시 내무장관의 해임과 관련해 안데스 산맥의 산악도시 일라베시(市)에서 주민 폭동으로 시장이 살해된 지난달 소요 사태와 관련해 초기 진압에 실패했다는 점을 해임 사유로 들었으나, 사실은 `반(反) 톨레도' 정서가 적잖은 영향을 주었다는 지적이다. 톨레도 대통령은 2001년 취임 초기만 해도 거의 60%에 달하는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신규 일자리 창출 공약 실패와 결단력 없는 지도자라는 비난 속에서 그에 대한 국민지지도는 급속히 떨어졌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