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업체들이 제품 개발이나 마케팅에 '얼리어댑터(early adopter)'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얼리어댑터'란 남보다 먼저 신제품을 사서 써보려는 마니아층을 일컫는 용어. 인터넷 동호회가 활성화되고 얼리어댑터가 부쩍 늘어나면서 이들을 활용한 마케팅이 인기를 끌고 있다. IT업계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한국HP 팬택앤큐리텔 등이 얼리어댑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신제품 출시 전에 이들에게 써보게 함으로써 결함을 보완하고 이들이 입소문을 내게 하는 마케팅 전략을 쓰고 있다. 실제로 고기능 IT제품들은 이들의 평가에 따라 시장에서 판매량이 좌우되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신제품 평가에 '애니콜' 사용자 사이트 애니콜랜드(www.anycall.com)의 커뮤니티 시삽과 마니아들을 참여시킨다. 이들은 신제품 컨셉트와 기능에 대해 전문가적 식견을 갖추고 있어 제품 개발에 큰 도움을 준다. 삼성전자는 다른 전자제품에 대해서도 얼리어댑터를 공개 모집해 수원 공장에서 제품을 사용해보게 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팬택앤큐리텔은 모바일 커뮤니티인 세티즌(www.cetizen.com) 이용자들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다. 휴대폰 신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세티즌 회원들이 써보게 해 만족도를 조사하고 이들의 평가를 마케팅에 활용한다. SK텔레텍은 3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스사모(www.daum.net/skycustomers) 운영진에게 가장 먼저 신제품을 보여준다. 이들은 신제품을 써보고 사용후기를 남겨 정보를 공유한다. 양영복 CS기획팀장은 "스사모 회원들이 올리는 글을 정리해 연구소로 보내준다"며 "이들의 식견이 전문가 수준이어서 제품 개선에 적지않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국HP는 HP 제품을 평가하는 패널을 공개모집해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HP 제품을 3종 이상 보유한 얼리어댑터로 디지털카메라 프린터 등 HP 제품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다. 한국도시바 삼성테크윈 등도 얼리어댑터에게 신제품들을 써보게 하고 그들의 의견을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컨설팅 회사인 얼리어댑터(www.earlyadopter.co.kr)의 한나영 이사는 "얼리어댑터는 제품에 대해 열광하는 집단으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IT업체들 사이에서도 이들을 집중 공략하는 '얼리어댑터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김동욱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