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북한 재방문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으로서도 북한내 강경파를 설득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아사히(朝日)신문이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아시아 기획부장의 말을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해리슨 부장은 지난달 20-24일 북한을 방문해 북한 당국자들과 만나고 돌아왔다. 해리슨 부장은 아사히 신문 기자에게 방북 당시 복수의 북한 당국자들로부터 "일본인 납치문제가 북한 지도부내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밝혔다. 해리슨씨에 따르면 고이즈미 총리에게 사과한데 대해 김 위원장보다 나이가 많은 당간부와 군장성들의 불만이 가라 앉지 않고 있다. 이들 연장자들은 과거 역사와 경험상 일본에 혐오감을 품고 있어 일본 총리에게사과한 것을 매우 불쾌해 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잔류가족을 일본으로 돌려보내기 위해서는 "강경파를 설득해 양해를 얻는" 과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일본 최고지도자가 평양으로 마중을 오도록 하되▲일본의 인도적 지원을 받고 ▲북.일 국교정상화 협상과 경제지원의 길을 튼다는명분으로 강경파를 설득하기 위해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이 필요했다고 해리슨씨는설명했다. 그는 이어 부시 미국 정부는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 결정을 "마땅치 않게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는 이번 결정을 통해 일본 외교가 독립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내외에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미국은 "대북 군사.경제적 압력을 강화하면서 주변국까지 끌어들여 혼을 내주려 하고 있지만 한국과 중국, 러시아도 (미국의 이런 정책은) 현실적이 아니라고 느끼고 있다"며 부시 행정부의 강경정책을 비판했다. 해리슨씨는 이밖에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미국에 동조해 북한에 적대적인 정책을 취한 국가였지만 적대적인 상태에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은 동아시아의 긴장완화로 이어져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시험발사 위험이 확실히 경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포스트 도쿄(東京)특파원을 지낸 해리슨씨는 1972년 미국기자로는 처음으로 당시 김일성 주석과 회견했으며 94년 북핵위기 때는 위기회피와 북.미 기본협정 합의의 기초를 닦은 인물이다. (도쿄=연합뉴스) 이해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