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내에서의 강간과 다른 형태의 성폭행 피해자들은 지휘관과 수사관, 군의관 등의 도움을 받지 못해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14일 미국 국방부의 보고서에서 나타났다. 지난 2월 이라크 파병군 내 성폭행 사실이 공개된 후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지시로 작성된 이 보고서는 이런 성폭행에 대한 조사와 처리과정이 군 지휘 체계 전반적으로 일관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8인 태스크포스의 책임자인 엘런 엠브리는 이라크와 쿠웨이트에서 12명의 피해자들을 면담한 결과 성폭행 사건 처리 방식이 부대별로, 사안별로 모두 달랐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대부분 지휘관들은 피해자를 적극 지원했지만 수사 절차나 감식결과 분석에 문제가 있거나 제때에 법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떤 경우지휘관이 폭행을 폭행으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무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2003년 한 해 동안 이라크, 쿠웨이트, 아프가니스탄 파병부대로부터 모두 94건의 성폭행 보고를 접수했으며, 2002년에는 24건을 보고받은 바 있다. 이들은 대부분 남성 군인들이 여성 군인들을 성폭행한 경우였다. (워싱턴 AP=연합뉴스) chaehee@yna.co.kr